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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쪽지문' 50대 살인 용의자, 국민참여재판서 무죄

12년 전 강릉에서 발생한 노파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쪽지문. [사진 강원지방경찰청]

12년 전 강릉에서 발생한 노파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쪽지문. [사진 강원지방경찰청]

 
1㎝ 쪽지문에 12년 전 강릉 노파 살인범 지목된 50대 남성 무죄
 
12년 전 발생한 강릉 노파 살인사건의 현장에 남은 1㎝의 ‘쪽지문(일부분만 남은 조각지문)’ 때문에 살인범으로 검거된 5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 2부(이다우 부장판사)는 15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모(50)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정씨는 12년 전인 2005년 5월 13일 낮 12시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 덕현리에 사는 장모(당시 69세·여)씨의 집에 침입해 장씨를 수차례 폭행하고 포장용 테이프로 얼굴 등을 감아 살해한 뒤 78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 집에 혼자 살고 있던 장씨가 손발이 묶인 채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당시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고 이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장기 미제 강력사건이던 이 사건은 길이 1㎝ 쪽지문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강릉 노파 살인사건 용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포장용 테이프. [사진 연합뉴스]

강릉 노파 살인사건 용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포장용 테이프. [사진 연합뉴스]

 
저항하는 장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포장용 테이프에 쪽지문이 흐릿하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융선(지문을 이루는 곡선)’이 뚜렷하지 않아 당시 지문 감식 기술로는 쪽지문의 주인을 찾을 수 없었다.  
 
과학수사가 발달하면서 경찰은 지난 9월 경찰청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에 해당 쪽지문을 재감정한 결과 지문의 주인이 정씨라는 것을 확인했다.
 
용의자로 체포된 정씨는 12년 전 강릉 노파 살해사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정씨는 지난달 열린 첫 재판에서 “당시 범행 현장에 간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12년 전 강릉 노파 살인 사건 현장 모습 [사진 강원지방경찰청]

12년 전 강릉 노파 살인 사건 현장 모습 [사진 강원지방경찰청]

 
이번 국민참여재판의 쟁점은 정씨가 노파를 살해한 범인이 맞는지, 노파의 귀금속을 정씨가 훔쳤는지, 노파를 때리고 테이프로 결박해서 숨지게 한 살인의 고의가 있는지 등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증거는 지문이 묻은 노란색 박스 테이프가 유일하고 이 테이프가 불상의 경로에 의해 범행 장소에서 발견되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스 테이프 외에는 피고인의 범죄를 뒷받침할 증거가 전혀 없고, 범행 후 12년이 지난 후 범인으로 지목돼 피고인으로서는 알리바이 등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은 9명이다. 이 중 8명은 무죄, 1명은 유죄로 판단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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