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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혁명 아닌 진화로 사회 바꾸겠다...4대 재벌, 변화의 시작을 보여달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혁명이 아닌 진화로 조금씩 사회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4대 재벌에게 “변화의 시작을 보여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14일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6월 취임 이후 6개월 동안의 소회와 향후 계획, 사회 개혁에 대한 소신 등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그는 노래 한 곡을 소개하며 말문을 열었다. 가수 전인권이 ‘사랑한 후에’라는 제목으로 번안해 부른 영국 가수 알 스튜어트의 ‘베르사유 궁전’(The Palace of Versailles)이었다. 김 위원장은 “내년부터 휴대폰 컬러링으로 사용할 것”이라며 “‘바스티유 감옥에서 연기가 타오르고 있다. 파리의 혁명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런 노래말을 가진 대중가요가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놀랍다”고 말했다.  
 
본론은 그 다음부터 이어졌다. 김 의원장은 “하지만 공정위는 혁명이 아닌 진화로 사회를 바꿔야 한다. 사회 일각에서는 변화 속도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하게 조금씩 조금씩 누적적으로, 단 후퇴하지 않게 불가역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초기에 팔 비틀어 하는 개혁은 모두 실패한다. ‘6개월 내에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지난 30년간의 개혁이 모두 실패했는데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추진을 목표로 도입이 진행중인 이른바 ‘로비스트 규정’의 실효성과 관련해서는 “로비스트 규정 등 하나의 수단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코가 성기더라도 성긴 그물 여러 개를 만드는 게 지속가능하고 예측가능한 방안이며 로비스트 규정은 성긴 그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비스트 규정은 외부인과 공정위 직원 간의 부적절한 만남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에 등록한 사람만 공정위 직원을 만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김 위원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가맹 사업, 대규모 유통업, 하도급, 대리점에 대한 4대 갑질 근절 대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 민주화 본령은 재벌개혁이 아닌 갑질 근절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4대 영역에 대한 갑질 근절 대책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법 개정이 필요한 중장기 개혁 과제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한 기자가 ‘베르사유 궁전’ 가사를 언급하면서 “한국의 대저택 네 곳(4대 재벌) 중 빨리 불을 질러야 할 곳은 어디냐”고 묻자 “4대 재벌은 불태우지 않고 적절히 리노베이션(개·보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들은 ‘뭘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하소연하지만 4대 그룹의 문제점은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며 “‘변화의 끝’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을 보여달라는 게 이들에 대한 주문인 만큼, 그 길과 방법을 실행하는 결정을 빨리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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