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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과 무조건 대화, 때가 아니다” … 트럼프·틸러슨 또 삐끗?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사진)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향해 “무조건 대화” 제안을 한 지 하루 만인 13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제동을 걸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대북정책 혼선이 또다시 노출된 셈이다. 틸러슨 장관의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 조건 없이 첫 만남을 갖겠다”는 공개 초대가 단순 해프닝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틸러슨 “무조건 대화” 제안 논란
트럼프는 하루 넘게 반응 안 보여
NYT “독자행동에 트럼프와 또 갈등”
일각선 “북 반응 보려는 의도적 발언”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와 달리 이 사안에 대해 하루 넘게 침묵하고, 14일 틸러슨 장관 및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비공개 오찬을 하기로 하면서 기존의 ‘최대한 압박’에 적극적 대화를 병행하는 것으로 대북정책을 조율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NSC 관계자는 “북한의 최근 미사일(화성-15형) 시험발사를 고려하면 지금 당장은 분명히 대화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의 제안을 승인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절하는 대신 “트럼프 정부는 북한이 근본적으로 행동을 개선할 때까진 북한과의 협상은 기다려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행동 변화엔 틸러슨 장관이 말했듯 핵·미사일 추가 실험 중단이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이 전날 공개 토론회에서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첫 만남을 가질 준비가 돼 있다”고 제안한 것과 차이가 있다.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공화당 상·하원 지도부가 합의한 세제개편 최종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공화당 상·하원 지도부가 합의한 세제개편 최종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대화에 아무 전제조건이 없는 거냐면 대답은 노(No)”라며 “지금 당장은 대화할 때가 분명 아니다”고 NSC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신뢰할 만한 대화 의사를 보일 때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틸러슨 장관의 파격 제안이 독단적인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또는 묵인을 받고 이뤄진 의도된 역할 분담인지 워싱턴 조야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심지어 국무부 직원들까지 하루 종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만 쳐다보는 일도 벌어졌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엔 이날 밤까지 앨라배마 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것과 백악관을 사임하는 오랜 측근에 대한 감사 인사만 올라왔을 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틸러슨의 단독 행동 쪽에 무게를 실었다. NYT는 “백악관 관리들은 틸러슨 장관의 제안이 최대한의 대북 압박에 동참한 동맹국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두려움에 경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이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갈등은 백악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국무장관 교체를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시점에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익명을 요청한 워싱턴 고위 외교 소식통은 “국무장관이 대통령과 조율 없이 큰 제안을 하진 않는다”며 “구체적인 방법론은 몰라도 대북 대화를 시도하자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틸러슨 장관이 비핵화 전제조건을 없애고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고 한 것은 한국 관계자들이 많은 토론회에서 의욕을 보인 것 같다”고 전했다.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앙일보에 “틸러슨 장관의 제안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시사하는지 알 수 없지만 최대한 유연성을 보여주며 북한의 반응을 알아보려는 ‘시험 풍선(Trial Balloon)’을 띄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양이 이런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거나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한 방향으로 변할 것이란 분명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1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15일 열릴 예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핵·미사일 관련 장관급 회의 소집을 비판했다. 담화에서 북한은 “우리가 핵무기를 만든 것은 미국의 핵 위협 공갈로부터 자주권·생존권·발전권을 지키기 위해 부득불 취한 자위적 조치이며 책임을 따지자면 미국부터 문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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