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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SKY대 … 한국 꿰뚫은 노벨상 작가

200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가 서울을 배경으로 한 새 장편 소설을 내고 14일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200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가 서울을 배경으로 한 새 장편 소설을 내고 14일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우리 부모님은 부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이른바 스카이 대학에 보내려고 은행빚까지 졌다. (…) 아버지의 누나인 (…) 고모네집은 홍대입구역 근처, 대학 바로 옆에 있는 (…).”
 

지한파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
장편 『서울 하늘 아래』 한글판 출간
2001년 첫 방한 후 한국 관련 글 구상
작품 속 무대 대중교통 이용해 관찰

한국사회의 양극화 현상에 민감한 젊은 작가의 소설 문장 같다. 아니다. 200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77)의 새 장편소설 『빛나 - 서울 하늘 아래』(서울셀렉션) 첫 쪽에 나오는 문장들이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서울을 배경으로 한 작품, 진작부터 집필 예고됐던 그 작품이다. 드디어 한글 번역판이 세상에 나와 14일 오후 작가가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불어 원문을 안선재 서강대 명예교수가 영어 번역한 영어판은 다음 주 미국에서, 원본 불어판은 내년 2월 말께 프랑스에서 출간된다.
 
르 클레지오는 “잘 알지 못하는 한국, 서울에 관해 소설 쓰는 건 대담한 시도였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을 만난 건 내 삶의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문을 뗐다. “2001년 첫 방문 이후 자주 한국을 찾으면서 한국에 관해 뭔가를 쓰고 싶었는데, 여행기보다는 역시 소설을 쓰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이라는 도시는 늘 변하고 움직이는 도시, 그래서 오래된 이야기뿐 아니라 현재 이야기도 만들어낼 수 있는 놀라운 도시”라며 “한국은 중국·미국·러시아처럼 큰 나라가 아님에도 풍부한 역사와 전통, 문화를 가진 나라”라고 덧붙였다.
 
소설은 잠시만 훑어봐도 신기할 정도다. 그만큼 서울의 사소한 풍경들과 사람들의 낯익은 모습이, 인사동·경복궁 같은 유명 관광지는 그렇다 쳐도 오류동·영등포 등 뜻밖의 장소에서도 구체적으로 펼쳐진다. 전라도에서 상경한 가난한 열아홉 여대생 빛나가 불치병으로 죽음을 앞둔 중년 여성 살로메(김세리)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을 통해 한국전쟁으로 실향민이 된 조씨, 아이돌 가수 나비 등 전형적인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전하는 작품이다. 한국의 속살이 노벨상 작가의 작품에 녹아 전 세계에 알려지는 것이다.
 
그는 “소설에 나오는 서울 곳곳을 모두 직접 가봤다”며 “택시는 잘 안 타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며 사람들을 관찰했다”고 했다. “어려서 38선을 넘어온 실향민 조씨가 키우던 비둘기 새끼들이 휴전선을 넘어가는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다”는 그는 “북핵 위기로 인한 갈등도 한국인들은 얼마든지 극복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007년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재직하며 집필과 강연활동을 하고 수차례 한국을 방문한 그는 소문난 지한파 작가답게 “한식을 무척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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