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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선호 ‘벌떼하키’에 … 세계 1위 캐나다 ‘벌벌’

채널원컵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1피리어드 5분 1초 김상욱(오른쪽)이 동점골을 넣은 뒤 스틱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캐나다 골리 벤 스크리븐스(가운데)는 골문 안으로 들어간 퍽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모스크바 로이터=연합뉴스]

채널원컵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1피리어드 5분 1초 김상욱(오른쪽)이 동점골을 넣은 뒤 스틱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캐나다 골리 벤 스크리븐스(가운데)는 골문 안으로 들어간 퍽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모스크바 로이터=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로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로고.

 

유로하키 채널원컵서 2-4 석패
5명 전원이 모든 지역서 플레이
상어처럼 압박, 벌떼처럼 역공 전략

작년 귀화한 캐나다 출신 달튼 선방
유효 슈팅 56개 중 53개나 막아내

캐나다전 통해 선수들 자신감 얻어
백 감독 “우리가 잘 하는 것 해야”

‘카레야(Корея·한국)! 카레야!’
 
14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VTB 아이스팰리스.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한국과 캐나다의 개막전을 찾은 러시아 팬들은 목청 높여 한국을 응원했다. 한국 선수들이 역습 찬스를 잡을 때마다 환호성이 들렸다. 한국아이스하키 89년 역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세계 1위 캐나다와의 맞대결. 21위 한국은 일방적으로 밀릴 것이란 예상을 깨고 캐나다를 끝까지 괴롭혔다. 상어처럼 압박하고, 벌떼처럼 역공했다. 한국은 2피리어드 중반까지 2-1로 앞서며 ‘대형사고(?)’를 칠 뻔 했다. 러시아 팬들은 한국 선수들의 투혼에 큰 박수를 보냈다. 한국은 결국 2-4로 졌지만 승리만큼 값진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프레올림픽’인 채널원컵에 출전해 이날 캐나다와 역사적인 첫 대결을 펼쳤다. 캐나다는 세계선수권 26회, 올림픽 9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 최강이다. 북미아이스하키(NHL) 선수들은 리그 일정과 부상을 이유로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다. 채널원컵에서도 캐나다는 NHL 선수 없이 러시아·스웨덴·스위스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그래도 25명 중 23명이 NHL에서 뛴 경험이 있는 정상급 선수들이었다. 최정예 멤버는 아니어도 객관적인 실력 차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심의식(48) 국군체육부대(상무) 감독은 경기 전 “1(한국)-23(캐나다) 정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국 남자아이스하키대표팀. [모스크바 AP=연합뉴스]

한국 남자아이스하키대표팀. [모스크바 AP=연합뉴스]

 
백지선(50·영어이름 짐 팩) 한국 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지난 2014년 부임 이후 선수들에게 늘 “상어가 피냄새를 맡은 것처럼 상대를 압박하라”고 강조했다. 모든 지역에서 필드 플레이어 5명 전원이 플레이에 가담하는 5-5-5 전략, 이른바 ‘벌떼 하키’다. 아이스하키 변방 한국은 이 전략으로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A(2부리그)에서 깜짝 준우승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표팀 26명 가운데 12명이 속한 안양한라의 김창범 사무국장은 “선수들끼리 ‘캐나다가 얼마나 센지 한 번 부딪혀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긴장하기보단 캐나다전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했다.
 
한국과 캐나다의 격차

한국과 캐나다의 격차

 
캐나다가 경기 시작 2분 57초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한국은 캐나다의 공세에 잔뜩 웅크려 있다 날카롭게 역습을 전개했다. 김상욱(29·안양한라)이 연달아 두 골을 성공했다. 빈 공간을 찾아 위치를 선점하는 센스가 돋보였다. 김상욱은 두 번째 골을 넣고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상욱은 "캐나다를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우리 경기를 펼쳤다"고 했다. 한국 골리 맷 달튼(31·안양한라)은 캐나다의 소나기슛을 신들린 듯이 막아냈다. 2피리어드 중반까지 한국이 앞서나갔다. 캐나다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한국은 고비를 넘지 못했다. 2피리어드 중반 2분 사이 2골을 내줘 역전당했다.
 
10-57, 유효 슈팅 숫자가 말해주듯 캐나다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였고, 한국은 필사적으로 막았다. 심의식 상무 감독은 “골리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달튼이 없었다면 점수 차는 더 벌어졌을 수도 있었다. 캐나다 출신 달튼은 조국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다. 캐나다 선수들의 슈팅 방향과 타이밍을 감각적으로 읽었다. 캐나다의 56개 슈팅 중 53개를 막아냈다. 달튼은 “캐나다를 상대해 좀 어색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했다.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힘들었지만 결과에 만족한다. 올림픽에서는 좀 더 나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캐나다전에서 선방쇼를 펼친 한국 골리 맷 달튼(오른쪽). [모스크바 AP=연합뉴스]

캐나다전에서 선방쇼를 펼친 한국 골리 맷 달튼(오른쪽). [모스크바 AP=연합뉴스]

 
달튼은 지난해 3월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인이 됐다. 아이스하키에서 골리는 전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골리가 이변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으로서는 정상급 골리 확보가 급선무였다. 달튼은 2009년 NHL 보스턴 브루인스에 입단했지만 후보 선수에 머물러 NHL 무대를 밟진 못했다. 2011년부터는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리그(KHL)에서 3년간 활약했다. 2014년 귀화 제안을 받고 한국 땅을 밟았다. 달튼은 “돈을 원했다면 러시아에 남았을 거다. 평창올림픽에서 한국을 위해 뛰고 싶었다”고 했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캐나다와 함께 예선 A조에 속했다. 내년 2월 18일 맞대결을 펼친다. 아직 캐나다는 평창올림픽에 나설 대표팀 엔트리를 확정하지 않았다. 이날 한국전에 나온 선수들이 대표팀의 주축이 될 전망이다. NHL에 이어 평창올림픽 불참을 고민 중인 KHL의 결정에 따라 캐나다 대표팀의 수준은 더 떨어질 수 있다. 한국전에 출전한 캐나다 대표팀 25명 중 19명이 KHL 소속이다.
 
하지만 백지선 감독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점수 차는 얼마 안 났지만 경기력 차이는 컸다”며 “우리가 할 수 있고, 가장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15일 세계 4위 핀란드, 16일 3위 스웨덴과 맞붙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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