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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투자 다 늘리는데 … 자동차만 뒷걸음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곪아간다는 주장이 통계로 입증됐다. 앞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 경쟁력이 더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내년 8개 업종 연구인력 채용 확대
완성차 부품 중소·중견기업은 축소
국산차 기술 미래 경쟁력 꺾일 우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2018년 연구개발투자·채용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주요 산업별 RSI 지수를 조사했다. 연구소를 보유한 국내 500개 기업이 내년 예산안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에 어느 정도 투자할지 응답한 내용을 수치화한 것이다. RSI 지수가 100 이상이면 올해보다 내년에 R&D 투자를 늘린다는 의미고, 반대로 100 미만이면 R&D 투자를 줄이겠다는 의미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지난달 6~24일 500개 기업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자동차산업의 RSI 지수는 97.4를 기록했다. 특히 조사 대상 9개 업종 중 ‘내년 투자를 줄이겠다(RSI 100 미만)’는 곳은 자동차 업종이 유일했다.
 
문제는 이미 국내 자동차 기업이 지난해부터 R&D 투자를 상당히 축소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가 올 상반기 투자한 R&D 비용(9953억원)은 2016년(2조3522억원)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글로벌 경쟁 업체인 폴크스바겐(151억 달러·16조4300억원)이나 도요타자동차(95억 달러·10조3400억원)와 비교하면 현대차(2조3522억원·2016년 기준)의 절대 R&D 규모는 20% 수준에 불과하다.
 
완성차 제조사들은 비용 감축을 위해 일제히 내년 R&D 투자비에 ‘칼’을 빼든 모양새다. 내년에 R&D 투자를 축소하는 이유로 국내 완성차 제조사는 전부 ‘R&D에 투자할 내부 자금이 부족해서’라고 응답했다. 내년 법인세 최고세율(22%→25%)이 인상하고, 최저임금(16.4%↑)도 상승하는 등 비용 인상 요인이 겹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기아자동차 등 일부 자동차 제조사는 올해 8월 통상임금 판결 이후 대규모 충당금을 쌓느라 투자 여력이 줄어든 상황이다.
 
R&D 투자비는 미래 성장 잠재력과 직결된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R&D는 미래 문제고 자금 압박은 현재 문제라서, 자동차 제조사가 자금 압박에 시달리면 가장 먼저 R&D 비용부터 줄인다”며 “R&D 투자를 줄이면 당장은 생존하지만 향후 기업 성장성이 꺾인다는 게 함정”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중견기업이다. 자동차 산업 응답자 중 중견기업의 RSI 투자 지수는 95.0에 불과했다. 자동차 산업 전체 RSI지수 97.4보다 낮았다. 중견기업 R&D가 허리띠를 더 졸라맨다는 뜻이다.
 
자동차 산업은 하청업체부터 1만개의 부품을 조립해 상위업체로 납품하면서 차량을 완성하는 수직적 구조다. 손실이 발생하면 완성차 제조사가 단계적으로 하청업체에 손실을 전가한다.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 자동차 IT 연구센터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1·2차 납품업체의 재무구조가 그만큼 약화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한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보이지 않는 곳부터 망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견 자동차부품 기업이 R&D 투자를 축소한 건 “정부 R&D 지원 축소”가 가장 큰 원인(1위)이었다. 3차 납품업체의 상황도 비슷했다(RSI 98.0). 이들은 “기존에 진행하던 R&D 과제를 포기”(답변 중 1위)하는 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었다.
 
김성우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이사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R&D 비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중견 자동차 기업이 R&D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하고 조세 감면 등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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