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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전교조 연가투쟁에 말로만 철회요구…징계 등 대응방침 없어

전교조 조합원들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교조 조합원들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15일로 예정된 연가 투쟁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집회 참여 교원에 대한 징계 등 뚜렷한 대응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이다. 연가투쟁이란 교사가 수업이 있는 평일에 휴가를 내고 파업·집회 등에 참여하는 것을 일컫는다. 교육부가 겉으로는 전교조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속으로는 전교조의 집단행동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교육청 발송 공문엔 “복무관리 철저” 뿐
2015년 “연가 허가시 교장까지 징계”와 대조
교육부 “정치적 편향성 없어 불법행위 아니다”
예전 정부에선 연가투쟁에 강력 대응

교육부는 12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학교장이 전교조 소속 교사의 연차 휴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말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집회에 참여하려면 학교장 등 소속기관에서 연가를 허락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보낸 공문에는 집회에 참여하는 교사들에 대한 징계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또 연가투쟁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내용도 없다. ‘시도교육청 및 각급 학교에서는 관계 법령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소속 교원의 복무관리 및 예방교육 등을 철저히 하길 바란다’는 게 전부다.
 
교육부는 이전 정부까지는 전교조 교사들의 연가투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대응해왔다. 일선 학교에 보내는 공문에도 참여 교사에 대한 징계와 처벌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었다. 2015년 3월 전교조 교사들이 ‘공무원 연금개혁’과 관련해 연가투쟁을 예고하자 일선학교에 공문을 보내 ‘집회 참가 등을 목적으로 조퇴·연가 신청하면 불허하고, 이를 허락한 교장에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또 소속 교원들이 연가투쟁에 참여함으로써 국가공무원법 제66조 1항에서 금지하는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해 사법조치 받지 않도록 복무 관리에 신경 써 달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 달 뒤에는 징계를 위해 집회에 참가한 교사들의 명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2015년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발송한 공문에는 연가투쟁을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참여 교사 뿐 아니라 이를 허가한 교장까지 징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12일 발송된 공문에는 이런 내용이 빠져있다.

2015년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발송한 공문에는 연가투쟁을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참여 교사 뿐 아니라 이를 허가한 교장까지 징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12일 발송된 공문에는 이런 내용이 빠져있다.

교육부는 2015년 4월 공무원연금법 관련 연가투쟁이 발생한 후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참여자 실태조사에 나섰다.

교육부는 2015년 4월 공무원연금법 관련 연가투쟁이 발생한 후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참여자 실태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 전교조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정치적 편향성 없이 교육문제 관련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라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앞서 지난 6월 30일 민주노총 총파업 때 전교조 교사들이 조퇴하고 파업에 참여한 것도 교육부는 사실상 묵인했다.
 
교육부 최창익 교원복지연수과장은 “대법원 판례에도 정치적 편향성이나 당파성을 명확히 해야 집단행위로 규정하고 있다”며 “당일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거나 ‘정권 타도’ ‘정권 퇴진’ 등 정치적 구호가 등장한다면 상황에 따라 징계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아직 이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교육계 인사는 “교육부가 전교조의 요구를 들어줄 수도 없고, 연가투쟁을 묵인할 수도 없으니 이런 식으로 꼼수를 쓰는 것 같다. 연가투쟁으로 학생 학습권이 침해될 경우에는 철저하게 조사해 징계해야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당초 법외노조 철회와 교원평가·성과급의 폐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4일 연가투쟁을 할 예정이었다. 포항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연가투쟁도 한 달 미뤄졌다. 전교조는 해직자 8명이 조합원 자격을 유지한 게 문제가 돼 2013년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아님’(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1심과 2심은 패소하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전교조는 “교단을 황폐화시킨 성과급제와 교원평가제 폐지, 법외노조 통보 철회 없이는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며 “연가투쟁 참여 교사는 시간표를 미리 조정하기 때문에 학습권 침해가 없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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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법외노조 문제에 대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이뤄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문제는 대법원 판결을 보고 따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전교조의 합법성 여부에 대해선 김 부총리는 “교원노조법 조문으로 보면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것은) 합법성에 저촉은 된다. 그러나 국제노동기구(ILO) 규약 등 큰 틀에서 보면 전교조 활동을 굳이 막아야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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