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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김태효도 영장 기각 … 법원 “검찰이 영장 남발”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구속영장이 기각된 13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구속영장이 기각된 13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고위 관계자는 13일 “‘뇌물 범행이 의심은 되는데, 다툴 여지가 있다’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문구는 그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청구된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새벽 법원이 기각하면서 밝힌 사유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당사자가 100% 자백하거나 폐쇄회로TV(CCTV)가 녹화되는 등 특수한 사정이 아닌 한 다툴 여지가 없는 사건은 현실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영장전담판사 “다툼의 여지 있다”
검찰 “다툼 없는 사건 없어” 반발
법원 “불구속 수사가 형소법 원칙”

이명박 정부 시절 군 댓글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청구된 김태효(50)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에 대한 구속영장도 비슷한 시각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피의자의 역할 및 관여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원은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의 영장도 기각했다. [연합뉴스]

이날 법원은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의 영장도 기각했다. [연합뉴스]

검찰은 그가 김관진(68) 전 국방부 장관과 2012년 국군 사이버사령부 산하 심리전단에 ‘우리 사람을 증원하라’는 취지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VIP 강조사항)를 군에 전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달 김 전 장관과 임관빈(64) 전 국방부 정책실장이 구속적부심을 거쳐 석방된 데 이어 이들과 소통한 김 전 비서관의 구속도 불발되면서 이 전 대통령을 향하던 검찰 수사는 다시 타격을 입게 됐다.
 
최근 주요 사건에서의 구속 수사가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검찰에서는 “구속 재판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주엔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최윤수(50) 전 국정원 2차장, 맥도날드 ‘대장균 오염 의심 패티’ 납품사 직원 3명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국정원과 교감하면서 ‘공영방송 장악’을 시도한 혐의를 받은 김재철 전 MBC 사장도 지난달 구속을 면했다.
 
법원에서 제동 걸린 구속

법원에서 제동 걸린 구속

검찰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법원에서 기각하는 건 수가 많아진 게 아니라 구속영장 청구가 남발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집단이 커지고 성숙하지 않은 단계에서 영장이 청구됐다고 본다면 기각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착시현상처럼 기각이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에서는 김명수(58) 대법원장 취임 후 ‘불구속 수사’ 원칙이 강해지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9월 26일 취임 이후 “영장실질심사도 재판이다” “재판 결과를 비난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어긋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불구속 수사는 형사소송법에 나와 있는 원칙이다. 이와 관련해 김 대법원장이 지시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구속 중심 수사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검사는 “솔직히 영장 기각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다. 어떤 식으로든 추가 혐의를 찾아 재청구해서 구속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박사라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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