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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시설 활용, 동네 스포츠클럽 활성화가 답”

즐기는 스포츠 강국 되려면 <4·끝> 
“평창올림픽 관련 시설물이 사후 활용 우려 때문에 ‘돈 먹는 하마’ 취급을 받는 건 순전히 엘리트 체육 위주의 발상 탓입니다. 우리나라에 빙상장이 몇 개나 된다고 올림픽을 치른 시설물을 냉동 창고로 쓰나요. 생활체육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해답이 보입니다.”
 

생활체육 전문가 채재성 교수 진단
엘리트 선수만 생각하면 남아돌아
공공스포츠클럽·동호인에 개방을

270개 시·군·구 동네 예체능 실현
선수 출신 지도자가 유망주 발굴
전문 선수로 키우는 시스템 필요

채재성 교수는 ’스포츠클럽이 많아지면 선수 출신 지도자의 일자리도 는다. 생활체육 활성화는 엘리트 스포츠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인섭 기자]

채재성 교수는 ’스포츠클럽이 많아지면 선수 출신 지도자의 일자리도 는다. 생활체육 활성화는 엘리트 스포츠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인섭 기자]

채재성(57) 동국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정부가 체육 부문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공공 스포츠클럽 활성화 방안 뼈대를 만든 주인공이다. 모두가 엘리트 스포츠에 주목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그는 생활 체육 분야를 집중 연구해 이 부문 권위자로 인정 받고 있다. 그의 논문 ‘지역사회 스포츠시스템의 개방체계적 운영모델 연구(2006)’는 공공 체육시설을 적극 활용해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하는 체육 정책의 청사진으로 쓰였다.
 
12일 서울 중구 동국대 캠퍼스에서 만난 채 교수는 “정부가 강원도와 손잡고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배경에는 ‘동계 스포츠 및 관련 산업의 활성화’라는 큰 그림이 담겨 있다. 그런데 대회 직후 관련 시설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건 그 목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장 바람직한 해법은 해당 시설을 스포츠클럽과 동호인에게 개방하는 것이다. ‘올림픽의 유물’이 아니라 ‘우리 동네 체육시설’로 활용해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후 활용 방안 경기장표

사후 활용 방안 경기장표

강릉에 올림픽 빙상장 두 곳(아이스아레나, 하키센터)이 생긴 것을 두고 ‘올림픽 유산을 보전하려면 강릉 시민들은 일년 내내 스케이트만 타야 할 판’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채 교수는 “강릉시민 20만 명 중에서 실력 있는 지도자에게 정식으로 스케이트를 배워 집 근처 빙상장에서 편히 즐기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체육시설이 남아돈다는 건 엘리트 선수들만 생각할 때의 논리다. 생활체육은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가 스포츠클럽 위주의 생활 체육 활성화 방안을 떠올린 건 엘리트 위주 시스템의 폐해가 지나치게 크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공부 안 하는 운동 선수, 체육 특기자 선발 제도의 폐해, 종목을 가리지 않고 엘리트 선수가 매년 줄어드는 현상 등 여러 문제점의 배경에 소수 정예 선수만 키워내는 체육 시스템이 있다”고 진단한 그는 “엘리트 위주의 선수 육성 방식을 당장 없애자는 게 아니라 ‘생활스포츠클럽’이라는 또 하나의 길을 열어주고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게 하자는 것”이라 말했다.
 
국가가 지원하는 공공스포츠클럽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지난 2013년 전국을 통틀어 9곳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2곳에 이른다. 정부는 향후 전국 270개 시·군·구 전체에 수만 개의 스포츠클럽을 설립해 ‘우리 동네 예체능’을 실현할 예정이다. 채 교수는 “기존 사설 스포츠클럽과 견줘 공공스포츠클럽이 갖는 장점은 우수한 강사진과 저렴한 비용”이라면서 “조기축구회는 친목 단체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공공스포츠클럽은 선수 출신의 지도자가 유망주를 발굴·육성해 엘리트 선수로 키워내는 과정까지 책임질 수 있다”고 했다.
 
채 교수가 공공스포츠클럽 활성화의 전제조건으로 꼽은 건 인내심이다. 그는 “스포츠클럽은 ‘즐기면서 운동한다’는 기본 원칙 안에서 운영되는 만큼 국제대회 경쟁력 유지가 관건인 엘리트 체육과는 차이가 있다”며 “스포츠클럽이 엘리트 선수 육성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전국에 수천에서 수만 개의 클럽이 생겨야 한다. 올림픽 금메달 한 개에 열광하는 우리 체육계가 그 사이에 발생할 지 모를 국가대표팀 경기력 저하 현상을 감내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 진단했다. 채 교수는 또 “영화 ‘우생순’의 배경이 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전에서 우리와 상대한 덴마크 대표팀은 1000여 개의 핸드볼 클럽에서 뽑은 선수들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실업팀은 네 곳 뿐이었다”면서 “기적의 드라마는 아름답지만 반복되긴 어렵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도 1000개의 핸드볼 팀을 만들어 경쟁력을 키우는 게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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