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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방중 첫날 '사드 보복' 직접 언급 없이 "경제협력 제도적 기반 강화해야"

3박4일 일정의 국빈 방중 첫날인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중 간 안정적인 경제 협력을 위해 제도적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밝혔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보복으로 타격을 받았던 양국의 경제 분야 협력 관계를 정상 궤도에 다시 올려놓자는 메시지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조어대 14호각 목단청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장쩡웨이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조어대 14호각 목단청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장쩡웨이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드 보복 직접 언급 없어=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北京)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 향후 양국 간 경제 협력을 위한 3대 원칙을 밝혔다. ^경제 협력의 제도적 기반 강화 ^양국의 경제 전략에 입각한 미래 지향적 협력 ^양국 국민 간 우호적 정서를 통한 사람 중심 협력이다. 특히 경제 협력과 관련해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의 틀을 제도화해 경제 협력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제도화, 안정성, 지속성을 강조한 것은 사드 같은 단일 이슈로 영국의 경제 관계 전반이 롤러코스터처럼 기복을 타는 일이 앞으로 없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양국 기업들이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검역, 통관, 비관세 장벽 등 교역의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중 경제장관회의 등 정부 부처 간 협의 채널을 열고, 반도체, 철강 등 산업별 민간 협의 채널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중국의 사드 보복 피해에 대해 직접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 “최근 양국관계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경제인 여러분들의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며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한국의 속담처럼, 저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이)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만 했다. 앞서 중국에서의 첫 일정으로 베이징 완다문화주점에서 열린 재중 한국인 간담회에서도 “그동안 사드 여파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느냐. 저와 온 국민도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는 인사말로 갈음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3일 오후 중국 국빈방문 첫 일정으로 베이징에 위치한 완다 소피텔 호텔에서 열린 재중국 한국인 오찬 간담회에서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3일 오후 중국 국빈방문 첫 일정으로 베이징에 위치한 완다 소피텔 호텔에서 열린 재중국 한국인 오찬 간담회에서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강한 ‘난징 메시지’=공교롭게도 이날은 난징(南京) 대학살 80주년이었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12월 13일 일본군이 당시 난징을 점령한 뒤 이듬해 2월까지 대량학살과 강간, 방화 등을 저지른 사건이다. 중국은 희생자를 30만명으로 추산하며 ‘난징대도살(南京大屠殺)’로 표현한다.  
 
문 대통령은 두 개의 공식일정에서 잇따라 추도의 뜻을 표했다. 재중 한국인 간담회에서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 저와 한국인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한다”고 위로했다. 또 “한·중은 제국주의에 의해 고난도 함께 겪었고, 함께 항일투쟁을 벌이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사에 참석한 독립유공자 후손의 이름을 한명씩 부르며 소개했다.  
 
한-중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도 “사람은 누구나 존재 자체가 존엄하며, 사람의 목숨과 존엄함을 어떤 이유로든 짓밟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인류 보편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동북아도 역사를 직시하는 자세 위에서 미래의 문, 협력의 문을 더 활짝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를 성찰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이날 ‘난징대학살 희생동포 기념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추도사는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이 읽었다. 위 주석은 일제 침략을 비판하면서도 “(중·일이) 평화, 우호, 협력의 큰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관계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 반성 촉구에 있어 문 대통령이 훨씬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싱가포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북핵 문제를 이유로 군사대국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륙의 며느리’ 추자현-우블리 부부 등장=재중 한국인 간담회에는 눈길을 끄는 ‘한녀중남(韓女中男)’ 부부가 참석했다. 배우 추자현과 남편 우효광이었다. 이미 중국에서는 대스타 반열에 오른 두 사람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한국에서도 유명한 연예인 커플이 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들 외에도 한국인과 중국인이 결합한 다문화 부부가 다수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소중한 한·중 양국 커플들을 모셨다. 추자현 부부를 비롯해 양국을 하나로 이어주는 한·중 커플들에게 큰 격려 부탁한다”고 직접 이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유지혜 기자, 베이징=강태화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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