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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사드 해빙, 시름 깊어가는 면세점 업계

12일 오후 서울 소공동의 롯데 면세점 3개 층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댔다. 엘리베이터나 화장실 앞 휴게공간마다 중국인으로 가득했다. 이들은 관광객이 아닌 다이궁(代工), 즉 보따리상이었다.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다 중국 유통업자에게 넘기면 수십만원이 남는다. 중국 유학생이나 주한 중국인의 알짜배기 아르바이트로 꼽힌다.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 면세점에서 분주한 중국인 다이공(보따리상).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주문을 받아 물건을 구매하고 이를 큰 트렁크에 넣어 운반한다. 전영선 기자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 면세점에서 분주한 중국인 다이공(보따리상).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주문을 받아 물건을 구매하고 이를 큰 트렁크에 넣어 운반한다. 전영선 기자

 

중국의 한한령 해제 선언 한달
단체 관광객의 귀환은 없었다
면세점은 보따리상만 북적대고
수익 개선까지는 시일 걸릴듯
업계, "다 해결된 듯 행동 답답"

이날 보따리상들은 스마트폰 메신저로 쉴 새 없이 들어오는 주문에 따라 매장을 찾아 제품번호를 바로 불렀다. 일부 상품은 바로 트렁크에 차곡차곡 담겼다. 시내 면세점을 이용하는 외국인은 주류와 담배를 제외하고는 물건을 바로 받을 수 있다. 3~4명이 그룹으로 움직이는 다이궁은 번갈아가며 할인 폭이 큰 화장품을 싹쓸이했다.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의 롯데면세점에서 분주한 중국인 다이공들. 할인폭이 큰 제품은 대량으로 구매하는 특징이 있다. 전영선 기자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의 롯데면세점에서 분주한 중국인 다이공들. 할인폭이 큰 제품은 대량으로 구매하는 특징이 있다. 전영선 기자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로 인한 한한령이 풀린지 꼭 한 달이 됐다. 하지만 관광 업계는 여전히 한파를 견디고 있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돌아올 신호는 없어서다. 빠른 정상화를 기대했던 면세점 업계의 시름은 깊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이날 중국인 관광객 대상 마케팅에 재시동을 건다는 의미의 ‘쌍십이쇼핑절(12월 12일)’ 이벤트를 진행했다. 13일 이벤트 성적을 집계한 결과 큰 반향은 없었다. 전체 매출은 12월 평균 대비 약 7%, 온라인 매출은 45% 신장에 그쳤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업계가 사드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악화된 면세점 수익성은 단체 여행객이 들어와야 개선된다. 현재는 모객을 위해 대대적인 할인을 실시하는데, 지급해야 하는 송객 수수료가 만만치 않다. 송객 수수료는 면세점이 손님을 보내주는 여행사에 매출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는 제도다. 그동안 면세점 업계는 연간 1조원 가까이 송객수수료로 써왔다. 사드 사태로 인한 출혈 경쟁 속에서 송객수수료는 점점 치솟아 매출의 약 20%를 넘겨주고 있다. 다이궁은 관광객은 아니지만 여행사를 끼고 면세점을 방문해 수수료도 챙긴다.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한 화장품 브랜드 앞에서 줄을 선 다이공. 스마트폰을 목에 단단히 걸고 구매한 물건은 큰 트렁크로 운반한다. 전영선 기자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한 화장품 브랜드 앞에서 줄을 선 다이공. 스마트폰을 목에 단단히 걸고 구매한 물건은 큰 트렁크로 운반한다. 전영선 기자

 
 업계 관계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한한령 해제 소식 직후 기대감 속에서 중국 파워블로거(왕홍)를 초청하거나 은련카드와 연계한 행사를 진행했지만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14일 열릴 예정인 한중 정상회담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자 실망하는 분위기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당초 금방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될 것처럼 말했지만 한한령 해제 선언 이후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몇백명에 그쳤다”라며 “상황이 이런데도 마치 해결된 것처럼 손 놓고 있는 것을 보면 속이 터진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을 찾은 다이공, 통상 실시간으로 주문을 받아 쇼핑을 한다. 전영선 기자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을 찾은 다이공, 통상 실시간으로 주문을 받아 쇼핑을 한다. 전영선 기자

 중국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다른 지역에서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도 바빠졌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 시도가 활발하다. 신세계면세점은 비발디파크와 제휴해 스키투어를 좋아하는 동남아 관광객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내년 3월까지 신세계 명동점-동대문-비발디파크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사드 직격탄을 맞은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면세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말 나트랑 국제공항 신터미널 면세점 운영권을 딴 롯데는 내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준비에 돌입했다. 롯데는 다낭 시내면세점 운영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는 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중국 문제가 봉합되지 않는 상태에서 근본적 수익성 개선 등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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