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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환불 X"…탈세·불법 조장하는'인스타그램 마켓' 백태

소셜미디어 마켓의 피해 사례 현황

소셜미디어 마켓의 피해 사례 현황

지난 5일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6만여 명을 보유한 임 모(35) 씨는 “하루 반 만에 마스크팩 1만5000장을 인스타그램과 네이버를 통해서 모두 팔았다”는 내용의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한 박스당 2만 원대로 알려진 이 제품을 임씨가 말한 것처럼 1만5000장, 총 3750박스를 모두 팔았다면 그가 하루 반 만에 벌어들인 돈은 약 7500만 원이다.
 

사업자 정보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곳이 태반
불법·탈세 방관하는 플랫폼 사업자들 '나몰라라'
소비자들이 먼저 신고하지 않는 이상 단속 안해


임 씨는 최근까지 ‘카드 주문 시 수수료 5%는 구매자가 부담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에게 수수료를 전가하다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온라인 중고시장에는 임 씨에게 물건을 샀다가 ‘환불이 안 돼서 따로 되판다’는 글이 수십 개 올라와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온라인 상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구매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월평균 사용자 수가 1000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올리기 간편한 데다 젊고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층이 많이 사용한다. 문제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물건을 판매하는 곳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스토리를 활용한 온라인 상점들이 대세였다. 이들은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홍보·마케팅을 하면서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판매자들은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한정 판매'·'공구(공동구매의 준말)'라는 점을 강조한다. 일정한 판매량을 채우면 판매 글을 지운다.  
 
소비자를 유인하는 방식이야 판매자 마음대로이지만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 자체가 쇼핑몰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소비자가 자신이 주문했다는 구매 기록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 통장으로 입금을 유도하고, 소규모로 진행하는 '공구'라는 이유로 교환·환불은 거절한다. 일반적인 쇼핑몰 홈페이지에 있는 '고객센터' 코너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인스타그램에 댓글로 교환·환불을 요구한다. 그러나 판매자는 물건 이 같은 환불 요구 댓글이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댓글도 지워버리기 일쑤다.
 
상품의 품질도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명품 핸드백과 똑같은 디자인의 가방을 파는 김 모 씨는 수개월 만에 팔로워 7만 명을 모았다. '짝퉁'이지만 높은 품질을 강조하면서 개당 30만~40만원씩을 받고 판매한다. 효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탈모 방지 샴푸, 주름 개선 크림 등 불법 미용·화장품을 파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꼼수' 판매는 모두 정부 당국의 처벌 대상이다. 소셜미디어 상점을 운영하면서 이름·주소·전화번호 등 사업자 정보를 제대로 고시하지 않으면 전자상거래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처벌을 받는다. 판매자도 최근 6개월 동안 인터넷을 수단으로 재화 등을 판매한 횟수가 10회 이상, 판매 금액 600만원 이상이면 통신판매업자로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간이과세자는 연 매출 4500만원 이하인 자만 신청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억대 매출을 올리면서 간이과세자로 국세청에 신고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판매자들이 허위·과대 광고로 화장품을 판매하면 과태료 등의 행정 처분(화장품법 위반)을 받아야 한다.
한 네이버 블로그 마켓의 사업자 정보에는 전화번호와 주소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았다. 이같은 정보 누락도 현행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다. [네이버 블로그 캡처]

한 네이버 블로그 마켓의 사업자 정보에는 전화번호와 주소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았다. 이같은 정보 누락도 현행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다. [네이버 블로그 캡처]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비자가 신고하지 않는 이상 국세청 등 행정기관이 먼저 나서서 이들을 단속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일이 관리·감독하기에는 판매자들이 워낙 많다"는 게 공정거래위원회의 설명이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로 인한 쇼핑 피해 사례 중 반품·환불과 관련한 피해가 67.7%로 가장 많았으며 ^폐쇄·연락 불가(11.7%) ^제품 불량·하자(7.6%) ^배송지연(5.9%)이 뒤를 이었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 같은 소비자들의 피해를 외면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인스타그램은 이달 초 "인스타그램을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계정 수가 전 세계적으로 7월 1500만 개에 이어 11월 2500만 개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마켓을 통한 피해 사례를 접수하는 곳은 아직 없다. 부적절한 게시물을 신고할 수 있는 것도 ^폭력 ^편파 발언 ^지적 재산권 침해 등의 이유일 때만 가능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9월 30일 자로 시행된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소비자의 피해구제신청을 대행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해 판매할 수 있는 전자 게시판을 만드는 플랫폼 제공자는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분쟁조정기구에 소비자 피해 구제 신청을 반드시 대행해야 한다.
 

연기영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온라인에서도 좀 더 쉽게 청약 철회를 할 수 있는 장치를 판매자가 반드시 의무적으로 만드는 등의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 교수는 "불공정 약관 등을 시정할 수 있는 현장 단속도 공정위만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시장·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항시 직권조사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도 ^판매자 정보가 제대로 나와 있지 않고 ^개인 통장으로 입금을 유도하거나 ^카드 결제 수수료를 요구하는 곳에서는 물건 구매를 지양해야 한다. 문제가 될 경우를 대비해서 물건을 구매할 때 주문 내용 화면을 캡처해서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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