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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목공·매듭 … 농촌생활에 ‘꼭 필요한 기술’ 가르칩니다

“용접은 쇠를 녹여서 붙이는 기술이에요.”
 

완주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적정기술’ 개발해 공유하는 모임
낫 갈기, 화덕 제작 등 다양한 교육
귀농인·지역주민 등 700여 명 수강

지난 5일 전북 완주군 용진면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곽기준(52) 강사가 교육생 12명 앞에서 용접에 대해 설명했다. 방광면(防光面)을 쓴 남성들은 완주에 귀농·귀촌을 했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이 올해 시작한 ‘농부에게 필요한 생활기술학교’는 지난 4일부터 4박5일간 이뤄졌다. 강사로 참여한 조합원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용접과 목공·전기·매듭 등 시골 생활에 꼭 필요한 기술을 가르쳤다. 전등 및 스위치 다는 법부터 낫·칼 갈기, 화덕·난로·구들 만들기까지 다양하다. 올해 시작된 프로그램에는 지난 5월과 9월에 이어 3회째 교육이 진행됐다.
 
지난 5일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의 ‘농부에게 필요한 생활기술 학교’에서 교육생들이 용접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5일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의 ‘농부에게 필요한 생활기술 학교’에서 교육생들이 용접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월 완주 고산면에 귀촌한 교육생 강병삼(41)씨는 “시골에 살다 보니 기술자를 불러도 며칠씩 기다리거나 오더라도 추가 출장비를 내야 한다”며 “수도관과 전기 배선 등 일상에 필요한 기술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생들이 조합에서 배우는 기술은 국내에 20여 년 전 소개된 ‘적정기술’이다. ‘적정기술’은 영국의 경제학자 슈마허가 1973년 출간한 『작은 것이 아름답다』란 책에서 제안한 ‘중간기술’이란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슈마허는 ‘대량생산 기술이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지적하며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대중에 의한 생산 기술을 제안했다. 이런 기술이 저개발국의 토착기술보다는 우수하지만 선진국의 거대기술보다는 값싸고 소박하다며 ‘중간기술’이라고 불렀다. ‘중간기술’은 이후 ‘적정기술’ ‘전환기술’ ‘대안기술’ 등의 개념으로 발전됐다.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은 이런 ‘적정기술’을 개발하고 공유하려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다. 2013년 4월 전국에서 활동하던 발기인 9명이 의기투합해 조합을 만들었다. “적정기술이 농촌에 쓸모가 많을 것 같다”는 당시 임정엽 완주군수의 제안으로 완주에 둥지를 틀었다. 누에를 키우던 잠사시험장으로 쓰던 건물 2개(각 660㎡)를 완주군이 사들여 조합에 무상으로 내줬다.
 
목공 실습 장면. [프리랜서 장정필]

목공 실습 장면. [프리랜서 장정필]

그동안 조합에는 700여 명의 교육생이 거쳐갔다. 나이는 20~60대로 귀농·귀촌 주민이 60~70%지만, 지역 주민과 청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창립한 지 4년이 지난 현재 조합원 수는 41명으로 늘었다. 정용수(69) 이사장은 “그동안 적정기술을 개발·연구해 온 조합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교육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해 왔다”고 말했다. 창립 멤버인 박용범(46) 상임이사는 “적정기술은 초보자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만만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조합 건물 안팎에는 적정기술을 이용해 만든 물건들이 즐비하다. 서양의 난로와 동양의 구들을 접목한 ‘로켓매스히터’와 ‘개량구들’ 등이다. 조합에서 만든 ‘달팽이 하우스’는 거주 및 취사 등이 가능한 작은 집이다. 조합 측은 “집 구조가 단순하고 옮길 수 있어 노인들이 살기 적당한 집”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만난 조합원들은 “삶을 주체적으로 살려면 기본적인 도구는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해마다 조합에서 ‘나는 난로다’란 주제로 전환기술 전람회를 여는 까닭이다. 이달 초에는 적정기술에 대한 정보를 담은 『전환시대』 창간호도 펴냈다. 박 이사는 “누구나 기술에 소외되지 않고 자기 생활을 스스로 영위해 갈 수 있는 기술을 알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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