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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격률 1.7% 형식적인 검사, 크레인 사고 위험 키웠다

경기도 용인 사고현장 내 타워크레인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손돼 있다. [김경록 기자]

경기도 용인 사고현장 내 타워크레인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손돼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 9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무너져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 앞서 지난 10월 의정부 민락2구와 지난 5월 남양주 다산신도시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각각 타워크레인이 전도, 모두 10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처럼 경기도에서만 올해 3건의 타워크레인 사고가 이어졌다.
 

타워크레인 사고 왜 잦나 했더니
용인 사고 크레인 한달전 합격판정
민간업체 부실한 정기 검사 도마에

설치·해체 인부 전문성 부족도 문제
현장실습 6시간만 받으면 업무 투입

정부는 지난달 16일 ‘타워크레인 중대 재해 예방대책’을 꺼냈다. 용인 크레인 사고는 발표 한 달도 안 돼 벌어진 셈이다. 예방대책은 내년 상반기에나 시행되는데, 현실 속 안전그물의 구멍은 숭숭 뚫렸다.
 
12일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를 낸 용인 타워크레인(프랑스 포테인·모델명 MD1100)은 지난달 16일 A 민간기관으로부터 설치 때 필요한 정기검사를 받았다. 타워크레인이 상부에 수직으로 뻗은 지브(jib)를 움직여 중량물을 이동하는 장비다 보니 기계장치의 부식·균열·결함 여부 등을 검사했다고 한다. ‘합격판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정기검사를 받은 지 23일 만에 높이 85m 타워크레인의 중간 지점이 부러지면서 붕괴했다. 정기검사가 적정하게 이뤄졌다면 기계적 결함 가능성은 작아진다. 기관의 불합격률로 당시 검사과정을 속단할 수 없지만, 해당 A검사기관의 불합격률은 ‘1.7%’다. 국토부가 위탁한 6개 검사기관 중 가장 낮다. 타 검사기관 중 가장 높은 불합격률(17.9%)과 단순 비교하면 10배 차이다. A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5곳 기관의 불합격률 평균은 7.12%다.
 
건설현장에서는 그동안 정기검사의 신뢰성 논란이 일었다. 검사가 형식적인 경우가 많고, 기관별 불합격률 편차도 심하다는 이유에서다. 검사원의 전문성 부족 문제도 지적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기검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너진 용인 타워크레인의 제조연도는 2012년으로 확인됐다. 건설기계 등록현황 상에 나온 제조연도 ‘2016년’은 속인 것이다. 현재 수입 크레인을 새로 등록할 때 제작사 인증서나 제작국 등록증의 제출이 의무화돼 있지 않아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경찰이 수사 중이다.
 
앞서 지난 10월 10일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해체 작업 중이던 건물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쓰러진 사고가 발생했다.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고 크레인은 제조한 지 27년이나 된 노후장비였다. 내년 정부의 새로운 예방대책이 시행되면 퇴출 대상이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나 사고 당일 해체작업에 투입된 근로자 5명 모두 산업안전보건교육원의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교육과정 수료자로 확인됐다.
 
설치·해체 작업자의 전문성 논란은 타워크레인 정기검사 신뢰성 문제와 함께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24건의 타워크레인 관련 사고 중 설치·해체작업 때 발생이 16건(67%)을 차지했다. 모두 숨지거나 크게 다쳤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작업은 중대 재해사고율이 67%에 달할 정도로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구나 ‘36시간(현장실습 6시간 포함)’만 교육받으면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지난 5년간 교육이수자는 800명. 국가기술 자격인 제관·비계기능사에 비해 과정이 간편해 수강생이 몰린다. 정부는 의정부 타워크레인 사고 이후 전문자격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대책을 내놨지만, 내년 6월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기운 (사)한국안전관리사협회 상임고문은 “타워크레인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설치·해체작업자 교육 때 실습교육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며 “대책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들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타워크레인 사고 일지
4월 21일 울산 에쓰오일 크레인 전도사고. 1명 사망, 4명 부상.
5월 1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사고. 6명 사망, 25명 부상.
5월 22일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크레인 전도사고. 3명 사망, 2명 부상.
10월 10일 경기도 의정부 민락2지구 크레인 전도사고. 3명 사망, 2명 부상.
12월 9일 경기도 용인 물류센터 크레인 전도사고. 3명 사망, 4명 부상.
[자료: 고용노동부]  
 
용인=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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