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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김생민 식으로 비트코인 바라보기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나와 상관없던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엄마의 불운 때문이었다. 지난해 5월, 그러니까 150개국에서 30만 건 넘는 피해를 발생시키며 전 세계를 강타한 랜섬웨어(컴퓨터 바이러스 해독을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프로그램) 워너크라이 사태 1년도 더 전의 일이다. 랜섬웨어에 감염된 컴퓨터를 살려내기 위해 비트코인으로 몸값(랜섬)을 지불했다. 엄마는 그렇게 일찍 비트코인을 알게 됐다. 투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이걸 계기로 비트코인의 세계에 입문해 지금쯤 엄청난 고수익을 올릴 수도 있었을 텐테. 불행인지 다행인지 비트코인을 ‘범죄자의 도구’로만 인지한 채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그리고 1년5개월 뒤. 비트코인 광풍이 서서히 불기 시작하면서 우리 가족 모임에서도 비트코인이 화제에 올랐다. 덤덤하게 “비트코인으로 송금해 봤다”는 엄마 얘기에 가족 모두 “그때 좀 사놓지”라며 대단한 손해라도 본 듯 아쉬워했다. 랜섬 지불 당시 수백 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모임이 있던 10월엔 무려 6000달러에 육박했으니 그럴 만했다.
 
어디 우리 식구뿐일까. 연초 100만원이던 가격이 8일 2500만원까지 치솟는 등 연일 화제가 되면서 좀 과장을 섞자면 온 국민이 비트코인 상실감에 빠져 있다. ‘하루 만에 한 달 월급을 벌었다’는 식의 소문에 다들 왠지 투자 안 해서 손해본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런 손해본 느낌에 할머니부터 고교생까지 비트코인 투기판에 뛰어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들이 ‘생일 선물로 1비트코인만 달라’고 하자 아버지가 “1570만원? 세상에 1720만원은 큰돈이란다. 대체 1690만원을 받아서 어디에 쓰려고 그러니?”라고 답하는 글이 돌아다닌다. 초 단위로 가격이 심하게 출렁이는 비트코인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유머인데,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이어지는 이런 롤러코스터 속에서 설령 잃지 않고 좀 벌었다 쳐도 정신을 온전하게 붙잡고 있기는 쉽지 않겠다 싶다.
 
짠돌이 개그맨 김생민이 “안 사면 100% 할인”이라고 하지 않았나. 여기 적용하자면 잘 알지도 못하는 비트코인에 투자 안 한 덕분에 많든 적든 아직 100% 내 돈인 거다. 돈 굳고 마음고생도 안 했는데 손해는 무슨 손해.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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