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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금융사 지배구조까지 감독하겠다는 금감원

한국의 대형 금융지주사는 대부분 주인이 없다.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다. 9월 말 기준 지분율이 공통적으로 9%대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은 연금 가입자인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샀다. 나머지 지분은 외국인, 기관투자가, 개인 투자자 등이 나눠 갖고 있다. 12일 기준으로 외국인 지분은 70% 안팎이다.
 

혁신 TF “근본적 리스크 관리”
필요시 지배구조 등 대수술 예고
일부 연임 지주사 회장 겨냥한 듯
전문가 “지나치게 간섭하면 관치”

실질적인 대주주가 없으니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회장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이런 지배구조하에서는 회장 한 사람의 경영 판단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오판하거나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하면 회사 자체는 물론이고 고객이 맡긴 돈까지 날릴 수 있다.
 
금융회사는 고객이 맡긴 돈을 운용해 수익을 올리는 게 기본 업이다. 고객의 돈을 굴리기 때문에 금융 당국은 금융회사를 감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종전에는 개별 사안에 대해 금융회사를 점검하거나 감독하고 문제가 있으면 실무자를 징계하는 방식으로 검사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방식에서 벗어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와 기업문화를 점검해 근본 리스크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감독과 검사 방식을 전환한다.
금감원 전경 금감원 제공

금감원 전경 금감원 제공

 
금감원이 12일 발표한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태스크포스(TF)’ 결과다.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다수의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영업 행태가 나오게 된 근본 원인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와 조직문화, 내부통제체계 등을 철저히 분석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간의 “단편적이고 개별적으로 위반행위를 적발하는 방식 위주의 검사·제재에서 탈피하겠다”는 게 감독 당국의 기본 입장이다.
 
그동안 금융지주사가 회장 1인 체제로 운영되다 보니 최고경영자(CEO) 교체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만약 CEO 경영승계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등 지배구조 문제로 금융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는 중요한 사항이 발견된다면 그 결과를 시장에 공표하라고 혁신 TF는 권고했다.
 
금감원은 이사회 등 지배구조의 적정성,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등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점검하는 데 검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감독 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고 나선 건 법률과 시행령 제정으로 제도는 완비됐지만 실제 운영에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회사 회장이 재벌 총수처럼 돼 간다는 비판이 있다”며 “금융회사는 대주주가 없다 보니 현직이 계속 (연임)할 수 있게 여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이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연임을 도우며 유착이 형성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금융사 사외이사, CEO와 유착 없이 독립적 역할이 관건”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주인이 없는 금융회사이다 보니 회장이 전횡을 휘두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셀프 연임’ 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감독 당국이 지나치게 간섭하다 보면 금융이 ‘관치’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이다. 감독 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아 CEO를 마음대로 교체하거나 정부 입맛에 맞는 CEO를 임면하게 하는 등 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업 특성상 감독 당국의 개입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배구조나 기업문화에 대한 개입이 일상화하면 금융회사가 당국의 눈치를 보고 경영 효율이 떨어지는 관치문화가 고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나치게 간섭하면 ‘관치’가 되고 문제가 터질 때까지 놔두면 ‘방치’가 된다”며 “결국 지배구조는 감독 당국이 관치와 방치 사이에서 운영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혁신TF 위원장을 맡은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문제는 운영상의 문제”라며 “사외이사가 최고경영자의 영향을 받지 않고 업무를 공정하게, 독립적으로 수행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사외이사 후보군을 독립적 제3의 기관에서 추리고 추천하는 방식을 도입하면 공정하고 독립성 있는 사외이사가 추천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공정하게 작동하고 경영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란·정진우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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