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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앵커 “문 대통령, 중국 시청자에 3불 입장 말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중국 CC-TV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늘(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중국 CC-TV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늘(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연합뉴스]

국빈 방중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국영 방송사인 중국 중앙TV(CC-TV)와 한 인터뷰가 11일 방영됐다. 오후 10시30분(현지시간) 방송되는 CC-TV 뉴스채널의 ‘환구시선(Global Watch)’ 을 통해서였다.
 

11일 방송된 인터뷰 분석해보니
8개 중 3개가 사드 관련 공세적 질문
국영방송, 통상 당 선전부와 조율
문 대통령 북핵 불용 발언은 편집
시진핑 평창 참석 검토 언급도 삭제

인터뷰는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이뤄졌다. 수이쥔이(水均益) 앵커는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THAAD) 체계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사전 제출된 8개 질문 중 3개가 사드 배치와 관련한 것이었다.
 
수이 앵커는 특히 문 대통령의 입에서 ‘3불(三不) 약속’을 재확인받으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카메라 앞에서 중국 시청자들에게 한국 정부의 입장을 말해 달라”는 공세적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이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과거부터 일관되게 한국이 줄곧 천명해온 입장”이라며 즉답을 피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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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앵커는 또 사드 문제에 관한 단계적 해결 방안으로 한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물었다. 한국이 중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해 달라는 점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사드는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방어 목적”이란 기존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레이더의 성능 때문에 중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염려하는 데 대해 우리도 역지사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이다”고 답했다.
 
수이 앵커는 “한국 측이 진일보한 실질적 조치를 취해 한·중 관계 발전의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고 향후 양국 관계가 정확한 방향으로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확보하기 바란다”는 말로 프로그램을 맺었다. 그는 “이웃 간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정성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以誠相待)’”이란 말도 덧붙였다.
 
CC-TV의 인터뷰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상급 기관인 중국 당 선전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편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중 관계와 사드 해법에 관한 중국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거론하며 ‘3불’ 재확인과 한국의 ‘실질적 조치’를 촉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 발언 일부는 편집 과정에서 삭제됐다. 청와대가 ‘보도 참고자료’ 형식으로 배포한 인터뷰 현장의 발언록과 실제 보도 내용을 대조해보면 여러 곳에서 차이가 발견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나오게끔 하기 위해 가장 긴요한 것은 한국과 중국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이라고 본다. 한·중 양국은 북한의 핵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북핵 불용, 그리고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입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에 대해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완벽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프로그램에서는 앞부분을 다 잘라내고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부분만 방송됐다. 대북 압박 공조를 강조한 것을 중국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 중국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드리고 싶다”고 한 부분도 삭제됐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지난번 베트남 다낭에서의 2차 정상회담 때 (직접 참석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고) 본인이 참석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고위대표단을 보내겠다고 약속을 한 바 있다”고 말했으나 실제 방송에선 직접 참석 검토 부분은 쏙 빠진 채 나갔다. 시 주석의 평창 참석을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인민일보와 주중 대사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CC-TV 인터뷰와 별도로 문 대통령 기고문을 인민일보에 게재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인민일보의 소극적 태도로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민일보 관계자는 본지의 질의에 "전례가 없고 실을 면도 마땅치 않다”고 답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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