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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떠난 친구 위해 … 8년째 달리는 ‘러닝맨’

JTBC ‘비정상회담’ 출연으로 유명세를 탄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 그는 지난 9월 낙동강에서 서울 남산까지 6박7일 간 자전거 종단을 통해 ‘원 마일 클로저’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다. [김경록 기자]

JTBC ‘비정상회담’ 출연으로 유명세를 탄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 그는 지난 9월 낙동강에서 서울 남산까지 6박7일 간 자전거 종단을 통해 ‘원 마일 클로저’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다. [김경록 기자]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30)와 동갑내기 친구 롭 건틀렛은 15년 전 3박4일 자전거 여행길에 약속을 하나 했다. 에베레스트산에 함께 가기로.
 
4년 뒤 후퍼와 건틀렛은 에베레스트에 오른 영국 최연소 등반가가 됐다. 이후 후퍼가 하는 모든 탐험의 여정에 건틀렛이 함께 있었다. 그러나 2009년 함께 간 프랑스 알프스 등반에서 건틀렛, 그리고 또 다른 친구 제임스 앳킨슨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후퍼는 한동안 탐험을 중단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섰다. 그러면서 친구들을 기리는 ‘특별한 모험’을 진행하고 있다. 꼬박 8년째다. 모험명은 ‘원 마일 클로저’(One Mile Closer, ‘1마일 더 가까이’의 의미)다. 매년 유럽과 한국 등지를 자전거·보트·도보 등 무동력으로 종단하며 모금하는 기부 캠페인이다.
 
올해 원 마일 클로저 캠페인은 한국에서 열렸다. 지난 9월 10일 후퍼는 30명의 국내외 참가자들을 모아 낙동강에서 서울 남산까지 6박7일 간 자전거를 탔다.
 
11일 서울 동작구의 한 사무실에서 후퍼를 만났다. 이번 라이딩의 총감독으로 후퍼와 함께한 그의 친구 박세훈(38)씨 사무실이었다. 후퍼는 “출발 전날에 비가 쏟아져 빗물이 무릎까지 차올랐다”며 그날 찍은 영상을 보여줬다. 그는 매번 ‘모험’이 주는 이런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 속에서 비로소 ‘사는 기분’을 느낀다고 했다.
 
첫 날부터 고생길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완주를 마쳤다. 목표 모금액 1500만원이 다 모였다. 모금액 중 절반은 후퍼가 이 활동으로 2011년 아프리카 우간다에 세운 학교로, 나머지 절반은 푸르메재단의 국내 최초 장애어린이 재활전문 병원인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전달됐다. 원 마일 클로저가 국내 공익재단에 모금액을 기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후퍼는 “어린이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내가 탐험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어렸을 때 자전거·클라이밍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후퍼는 2010년에 처음 한국에 와 경희대 지리학과에 입학했다. 영국 런던에서의 생활이 너무 지겨워져 내린 결정이었다. 많은 나라 중 왜 하필 한국이었냐는 질문에 후퍼는 “어디로 갈지 고민하던 찰나 한국에서 3년 정도 생활한 지인이 종종 들려준 한국의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영국과는 완전히 다른 문화, 다른 언어의 나라라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답했다. 탐험가 정신의 발동이었다.
 
후퍼는 학교 등산 동아리에서 부인 이정임(30)씨를 만났다.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JTBC 인기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유명인이 되기도 했다.
 
후퍼는 자신을 탐험가이자 동기부여가(Motivation speaker)라고 소개한다. 동기부여가로서 강연에 나설 때마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제안한다고 했다. “‘마라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은 보통 못할 이유들을 만들어요. ‘바깥이 너무 추워’ ‘시간이 없어’ 등…. 이젠 ‘마라톤을 하려면 뭐부터 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세요. ‘5㎞ 달리기를 해보자’ ‘매일 운동장 한 바퀴를 돌자’ 이런 것들 말이에요.”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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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