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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고 욱 하는 성격, 밤새 본 스마트폰 때문에 생체리듬 깨진 탓

분노조절장애의 원인 중 하나는 밤새 사용한 스마트폰에서 나온 인공빛 때문이란 주장이 나온다. [중앙포토]

분노조절장애의 원인 중 하나는 밤새 사용한 스마트폰에서 나온 인공빛 때문이란 주장이 나온다. [중앙포토]

야간에 스마트폰·태블릿PC를 오래 사용하면 분노조절 장애와 조울증·우울증 같은 기분 조절 장애를 초래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헌정 고대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시간생물학연구소) 교수는 11일 대한의사협회·대한변호사협회 주최 '빛 공해, 생활 리듬 교란과 현대인의 건강' 심포지엄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이 교수는 "밤에 스마트폰·태블릿PC에서 나오는 인공 빛이 생체리듬을 깨뜨려 무력감·우울감을 부른다"며 "비정상적인 리듬이 반복되면 질병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는 뇌에 영향을 미쳐 생체 리듬을 교란시킨다. [중앙포토]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는 뇌에 영향을 미쳐 생체 리듬을 교란시킨다. [중앙포토]

 생체리듬은 낮엔 활동할 수 있게 신체가 깨어나고 밤에는 안정적인 상태로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일종의 시계다. 낮·밤에 따라 각각 활동·휴식을 돕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자율 신경계가 변환한다. 정상적인 생체리듬이라면 밤 10시부터 체온·심박수·혈압·기분, 소변생성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해 다음날 오전 2시에 최저점을 찍는다. 그 이후 신체를 깨우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해 오전 6시에 가장 많이 나온다. 감정조·행복함과 관련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세로토닌은 낮에 주로 분비된다.

야간 인공빛이 활동·휴식 돕는 생체리듬 깨뜨려
낮·밤 자율신경계·호르몬 뒤죽박죽
피로감·무기력 호소하고 기분 조절 영향
흐린날이더라도 낮에 자연광 쬐는 게 도움
밤에는 백열등 대신 황색등 쓰고
청소년은 야간 스마트폰 1시간 이내로 써야

심부 온도는 새벽 2시에 가장 떨어진다. [이헌정 교수]

심부 온도는 새벽 2시에 가장 떨어진다. [이헌정 교수]

코티솔 분비는 아침 6시에 가장 높다. [이헌정 교수]

코티솔 분비는 아침 6시에 가장 높다. [이헌정 교수]

기분은 새벽 2시에 가장 차분하게 안정된다. [이헌정 교수]

기분은 새벽 2시에 가장 차분하게 안정된다. [이헌정 교수]

이헌정 교수는 같은 과 조철현 교수와 함께 지난해 성인 남성 25명에게 5일 간 밤 8시~12시 1000룩스의 빛을 쪼였다. 그 이후 구강 상피 세포를 4시간마다 채취해 기분장애 점수를 매겼더니 생체리듬이 4시간 가량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명의 남성 모두 무기력·피로감·불면증을 호소했다. 생체리듬과 환경이 불일치해 일종의 시차를 겪은 것이다.
 
 밤에 스마트폰·태블릿 PC를 사용해 빛에 노출되면 신체는 여전히 낮인 줄 착각한다. 낮과 밤의 호르몬 분비가 뒤죽박죽돼 감정 조절이 잘 안되고 다음날 피로감·우울감을 부른다. 이헌정 교수는 "스마트폰은 눈 바로 앞에서 인공 빛을 내뿜기 때문에 뇌에 강한 자극을 준다"며 "멀리서 TV를 보는 것보다 더 강력하게 생체리듬을 교란한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빛 공해가 청소년에게 더 해롭다는 경고가 나왔다. 청소년이 밤에 노출되는 인공 빛에 더 예민하기 때문이다. 정영철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야간 스마트폰 사용이 3시간 이상인 청소년은 수면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도파민이 과하게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충동적이 되고 중독에 취약해진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최근에는 청소년의 생체리듬에 악영향을 미치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아졌다는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두 달 전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를 예로 들었다. 스마트폰을 30분 사용한 남학생 그룹과 1시간 40분을 한 그룹을 비교했더니 더 오래 사용한 그룹에서 아침에 자율신경계가 더 흥분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심박수가 높아지고 혈압이 올라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몸이 긴장하게 된다. 
 인공 빛의 생체리듬 교란을 줄이려면 낮에 햇빛을 많이 쬐는 게 좋다. 이헌정 교수는 "빛 공해가 문제되는 건 낮에 너무 적은 빛에 노출되는 반면 밤에 많은 양의 빛을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움에 참석한 제이미 자이저 미국 스탠포드의대 교수는 "낮에 강한 빛을 쬐면 밤에 인공 빛에 어느 정도 노출돼도 영향을 덜 받는다. 자연광이 인공 빛보다 훨씬 세기 때문에 신체가 덜 민감해진다"고 말했다. 낮에는 구름이 끼어있어도 빛의 밝기가 약 1만 룩스에 달한다. 일반적인 실내조명(250~300룩스)보다 훨씬 강하다. 
낮에 햇빛을 충분히 쬐면 밤에 인공빛에 노출됐을 때 생체리듬이 망가지는 걸 예방할 수 있다. [중앙포토]

낮에 햇빛을 충분히 쬐면 밤에 인공빛에 노출됐을 때 생체리듬이 망가지는 걸 예방할 수 있다. [중앙포토]

낮에 햇빛을 보기 어려우면 실내에서 조명을 밝게 하는 것이 좋다. 사답 라만(ShadabRahman)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는 "블루라이트(청색광)는 낮에 우리가 깨어있도록 신체 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밤에는 집안을 어둡게 하며 간접조명(황색등)을 사용하고 블루라이트가 적은 조명을 쓰는 것이 좋다. 청소년은 야간에 스마트폰을 1시간 넘게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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