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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담배 피우던 北 미사일 총책 이병철은 어디로 갔나

지난해 8월 25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면에 김정은 노동당의 사진 여러 장을 실었다. 전날 함남 신포에서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성공 소식을 전하면서다. 사진 중에는 김정은과 맞담배를 피는 간부의 얼굴도 있었다. 미사일 개발을 총괄하는 이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 시대 들어 회의 중 졸거나 박수를 건성건성 쳤다고 처형하는 등 공포정치를 펴고 있다”며 “최고지도자를 신(神)처럼 여기며 절대시하는 북한에서 김정은과 맞담배를 피운 건 김정은이 특별히 허락하거나 그만큼 각별한 사이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 8차 군수공업대회 이례적 공개
화성-15형 발사뒤 “핵무력 완성”→“질량적 강화” 주장
미사일 총책 이병철, 김정식은 지난달 말부터 자취 감춰

 
이병철(오른쪽)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지난해 8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이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함께 담배를 피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이병철(오른쪽)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지난해 8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이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함께 담배를 피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실제 이병철은 올해에도 김정은이 참관한 미사일 발사현장에 함께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북한 언론이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 김정은의 수행원 명단에 공식으로 이름을 올린 횟수만 16번이다. 공군 사령관 출신인 이병철은 2015년부터 미사일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지난 10월 7일 노동당 7기 2차 전원회의에선 당의 최고군사정책 결정 기구인 중앙군사위원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그런 이병철이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때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북한 언론이 전날 진행한 군수공업대회 참가자 명단과 사진을 공개했다”며 “여기에도 이병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그의 행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당의 병진 노선관철에서 모범적인 국방과학연구부문, 군수공업부문의 일군(일꾼)들, 공로자들이 주석단(단상의 테이블)에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태종수 당 부위원장, 노광철제2 경제위원장(군수공업경제 담당),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전일호 군 중장(국방과학원 소속), 홍승무·홍영칠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이름이나 행사 사진에 이병철은 사라졌다. 북한이 ‘대사변’이라고 주장하는 미사일 발사 현장(화성-15형)이나 이를 평가하는 자리에 미사일 개발 총책임자가 빠진 것이다.  
 
북한이 11일 4.25문화회관에서 제8차 군수공업대회를 열었다고 관영 언론들이 12일 전했다. 북한이 군수공업대회 개최 소식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미사일 개발 총책임자인 이병철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빠졌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화성-15형 발사때부터 모습을 감춰 신변이상설이 돌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전일호 중장(국방과학원 소속 추정), 홍승무 군수공업부 부부장[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11일 4.25문화회관에서 제8차 군수공업대회를 열었다고 관영 언론들이 12일 전했다. 북한이 군수공업대회 개최 소식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미사일 개발 총책임자인 이병철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빠졌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화성-15형 발사때부터 모습을 감춰 신변이상설이 돌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전일호 중장(국방과학원 소속 추정), 홍승무 군수공업부 부부장[사진 조선중앙통신]

 

이와 관련해 그의 신변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고위 간부들은 한 달 이상 요양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신변에 변화 또는 이상이 생겼거나, 모처에서 추가도발 준비를 챙기고 있을 수도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철과 세트로 움직였던 김정식 당 부부장도 함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실책으로 인해 처벌을 받았거나, 지난 10월 이후 승진 이후 공개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화성-15형 발사 직후 “핵 무력 완성”을 주장했던 북한이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태종수 당 부위원장은 군수공업대회 연설에서 “남들이 수십 년을 두고도 이루지 못할 군사적 기적들을 불과 1∼2년 안에 이룩하며 세계적인 핵 강국, 군사 강국의 전열에 당당히 들어설 수 있었다”며 “오늘의 대성공을 더 큰 승리를 위한 도약대로 삼고 계속 박차를 가하여 국가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북한은 군수공업대회 개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었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최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성공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차원으로, ‘군수공업에서 이룩한 성과’를 주민들이 본받아 경제 성과로 이어 가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본보기 또는 독려 정치”라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진력하겠다는 대외적인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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