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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해결없이는 개선 없다”vs“그래도 만남 자체가 중요”

그의 발언에는 한 치의 협상 공간도 없어 보였다. 북핵 문제를 두고는 한국과 미국의 책임이라고 몰아붙였고, 사드 문제 해결 없이는 한-중 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이틀 앞둔 1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미래발전 싱크탱크 포럼’에서 나온 발언이다.  

 
주인공은 웨이웨이(魏葦) 중국인민외교학회 부회장. 인도대사를 역임한 중국 외교부의 엘리트 관료다. 그의 발언을 들어보자.  
웨이웨이(魏葦) 중국인민외교학회 부회장 [사진: 바이두 백과]

웨이웨이(魏葦) 중국인민외교학회 부회장 [사진: 바이두 백과]

핵위기의 주요 책임은 한국과 미국에 있다. 한미 공동훈련이 북한으로 하여금 미사일 개발에 나서게 한 근본 이유다. 중국에 해결책을 밀고 있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한국 정부가 ‘3불(不)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양국 간 사드 경색 국면이 완화될 수 있는 기조가 형성됐다. 그러나 단기적인 공감대일 뿐 철저히 해결된 건 아니다. 사드는 여전히 한국과 중국이 직면한 주요 이슈다.

한마디로 사드 문제 해결 없이는 한-중 관계는 호전될 수 없다는 ‘압박’이다. 이번 포럼은 당초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호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첫 발표자였던 웨이웨이 부회장의 ‘으름장 식 발언’으로 주최 측의 의도와는 달리 사드 문제가 회의 내내 거론돼야 했다.  
 
문 대통령 방문을 불과 이틀 앞둔 베이징의 분위기는 이처럼 냉랭했다. 포럼 후 만난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대통령 일정이 아직도 최종 세팅 되지 않아 저쪽(중국 측)과 어려운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과연 1년 반여 동안 얼어붙었던 사드 정국을 해소할 수 있을까?  
 
이번 포럼의 한국 측 좌장으로 참석한 정상기 국립외교원 차이나센터 소장을 만났다. 그는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실무를 맡은 이후 중국 관련 업무를 맡아온 외교가 대표적인 중국전문가 중 한 명이다.  
정상기 국립외교원 차이나센터 소장이 '한중 미래 싱크탱크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차이나랩]

정상기 국립외교원 차이나센터 소장이 '한중 미래 싱크탱크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차이나랩]

웨이웨이 부회장의 강경발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나도 놀랐다. 그러나 그의 발언을 빼고 보면 포럼 전반적으로는 예상했던 수준의 문제 제기였고, 건전한 토론도 많았다. 어쨌든 한-중 관계의 흐름은 사드 국면에서 벗어나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다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을 보여준 포럼이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어떻게 나올까?

국빈으로 초청한 이상 외면적으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속으로는 치열한 외교전을 벌여야 할 것이다. 중국은 우리가 북한 핵 문제, 평창올림픽 등 분야 중국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사드 문제 등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외교전이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의연하게 대처했으면 좋겠다. 매달린다는 인상을 주면 오히려 우리가 기대했던 효과를 낼 수 없다. 문 대통령의 강점은 사안을 진솔하게 상대방에 전달해서 이해를 얻어내는 데 있다고 본다. 북한 핵 문제, 사드 등 현안에 대한 진솔한 뜻을 전달하면 반드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

1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미래 싱크탱크 포럼'. 이날 포럼은 양국 관계의 발전적 미래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사진: 차이나랩]

1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미래 싱크탱크 포럼'. 이날 포럼은 양국 관계의 발전적 미래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사진: 차이나랩]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만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사드 사태로 인해 양국 관계의 모든 분야가 위축되고 있다. 계속 나락으로 떨어질 수는 없지 않은가. 추세를 반전시킬 계기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외형도 중요하다. 인민일보 1면에 웃으며 악수하는 걸 보여주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13억 인민들에게 ‘이제부터는 한국과 정상적으로 비즈니스 해도 좋다’라는 신호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사드는 끝났다고 보는가?

아니다. 중국은 중간중간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다. 이번 정상 방문에서도 정상회담이든, 만찬회담이든, 또는 외교부장 회담이든, 어떤 곳에서든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이상, 그들도 무엇인가 결과를 내야 하기에 협력의 공간을 찾으면 된다.

이번 방문에는 충칭도 포함됐다.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일대일로의 출발 도시, 중화학 공업 중심지, 현대와 SK의 서부지역 거점 등 충칭은 우리 기업에 아주 중요한 도시다. 우리 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역사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충칭 임시정부는 우리 애국지사와 공산당 원로들이 교류를 나눴던 곳이다. 1940년 9월 17일 광복군 발대식에는 주은래, 등영초(주은래의 부인), 동필무(국가 부주석 역임) 등이 참석해 방명록에 서명도 했다. 1942년 중경에서 열린 중한문화협회 창립식 때 주은래가 명예 이사로 참석해 축사했다. 1945년 11월 임시정부 요인들이 돌아갈 때는 주은래가 환송 파티를 열어주기도 한 곳이다. 이런 한중 역사를 양국 관계 개선의 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국 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후배 외교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핵 문제, 사드 등으로 힘들다는 것 잘 안다. 그러나 우리도 대단한 나라다. GDP 10위 국가에 걸맞게 중국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중국을 대하자. 중국도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 많고, 협력을 요구하는 것도 많다. 우리 스스로 꿀릴 필요 없다. 우리는 과거의 중국은 잘 아는데 현재의 중국에 대한 이해는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중국의 사회주의 속성, 협상 문화, 부강해진 중국의 행태 등을 이해해야 한다. 꾸준히 공부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베이징=차이나랩 한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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