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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회담]"文, 中 사드 제기 피할 것 없어...담담히 입장 밝혀야"

부부 10쌍 중 1~2쌍은 이혼한다는 미국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이마고 치료법’이라는 부부관계 솔루션이 있다. ‘반영하기-인정하기-공감하기’라는 3단계 대화법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는 치료법으로, 부부 간 갈등을 단번에 뿌리 뽑기보다는 악화하지 않게 관리하고 조정하는 게 핵심이다. 한·중 관계를 부부 사이에 비유한다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는 이렇게 다뤄야 할 갈등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의견 차를 완전히 없앨 수도 없고, 없었던 일처럼 덮고 갈 수도 없다는 의미에서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사드 문제 제기를 무조건 피하려 하기 보다는 담담하게 한국의 원칙과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리는 가나다순)

문재인 대통령 방중 앞두고 전문가 10인의 조언①

 
지난달 11일 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11일 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중국은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드나 3불(不) 입장(^미국의 MD 체제에 편입하지 않고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한·미·일 안보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에 대한 확인을 들으려 할 것이다. 우리는 ‘북핵 위협이 더 고도화하지 않는다’는 것이 최소한의 전제가 돼야 유지할 수 있는 입장이라는 점을 밝혀야 한다. 또 우리의 사드 관련 정책이 변하길 바라면 북핵 해결을 위한 가시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점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에게도 전략적 선택의 여지가 생긴다는 점을 중국에게 분명히 전달하는 것이 좋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사드 문제를 우리 대통령이 먼저 꺼낼 필요는 없지만, 중국 쪽에서 꺼내면 이를 역이용할 수 있다. 3불에 대해 ‘한반도 안보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안보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식으로 여지를 남기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한·중 관계를 대변하는 것이 사드나 북핵이 아니라 환경과 발전 등 실질적 협력이 가능한 분야가 되는 것이 좋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중국에 대한 이해와 한국의 단호한 입장 표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중국에게 우리 입장을 이해시키려면 우리가 중국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사드에 대해 강하게 나오는 것은 다분히 국내정치적인 요인이 있다. 이를 감안해 우리도 감정적이고 즉각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사드는 양국이 잘 관리하면서 풀어야 할 문제로 남았다. 당장 시시비비와 이해를 가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드 문제를 갖고 양국이 다시 갈등을 빚거나 서로 입장을 강조함으로써 관계 개선 흐름에 장애와 부담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관계 개선은 결국 경제 협력이 기초가 될텐데, 이번에 정상급에서 전략적 경제 협력에 합의할 필요가 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정부가 사드 문제를 놓고 이미 충분히 입장을 바꿔왔기 때문에 더 이상의 스탠스 조정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 사드 배치는 북핵 위협 때문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강조할 필요가 있다. 또 북핵 문제가 잘 해결되면 모두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 방향으로 사드 문제가 정리될 수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확인하면 된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
 
“중국 측이 사드 문제를 제기하면 서로 ‘중국은 중국이 할 말을 하고, 우리는 우리가 할 말을 하자’고 정리하면 된다. 우리는 의연하고 당당하게 할 말을 하면 된다. 어차피 모든 것을 합의할 수는 없다. 잘 풀어서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내용이 나오면 모르지만, 성공적 모양새의 결과를 내는 데 더 집중하면 주객이 전도될 수 있다.”
 
◇위성락 서울대 객원교수
 
“사드를 아예 거론하지 않는 것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 사드 문제를 이번에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중국이 이를 카드로 다른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안보 이슈인 만큼 피하려 하기 보다는 우리 정부의 원칙과 입장을 세워 이를 토대로 논의하면 된다. 사드가 언급되지 않는다고 반가워할 것도 없고, 오히려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존재하는 한 정부는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점을 밝히고, 중국이 이런 우리의 주권적 결정을 존중해야 선린우호적 한·중 관계가 가능하며 진정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중국이 굳히기를 위해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3불 입장을 고착화하려고 시도할 수 있는데, 거론하고 싶으면 하라고 하라. 우리는 안보 문제에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야 한다. 우리는 ‘현재로서는 사드 추가 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북핵이라는 상황적 변수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인희 건국대 중국연구원장
 
“중국은 어느 정도 강도는 낮추더라도 여전히 사드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확인하려 할 것이다. 우리는 이를 북핵과 연계해 배치 이유 등을 설명해야 한다. 우리가 큰일 난 것처럼 자꾸 반응을 하면 중국이 또 찔러보려 할 것이다. 즉자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우리 입장이 흔들리지 않을 때 더 신뢰를 공유할 수 있다.”
 
유지혜·박유미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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