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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진화 AI 생태계 “한국은 바닥서 쫓겨다니는 토끼”

인류 10대 난제에 도전하다 ⑧인공지능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술은 선진국 대비 75%, AI 하드웨어 기술은 65% 수준’.
 
지난 10월 현대경제연구원이 짚어본 한국 인공지능 기술의 현주소다.
 
알파고(구글)와 왓슨(IBM)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인공지능 기술이 멀찍이 앞서가는 가운데 한국도 추격의 시동을 걸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대통령 직속의 4차 산업혁명위원회 신설을 결정하면서 “선진국 대비 75%인 지능정보(인공지능 등) 기술 수준을 2022년까지 90%로 끌어올려 산업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10년간 인공지능 관련 원천기술 개발에 5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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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한국 사회를 흔든 이른바 ‘알파고 쇼크’ 이후 1년9개월. 그간 정부·기업의 혼란은 있었지만 기술 발전이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 SK텔레콤·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처럼 전에 없던 의미 있는 산업적 결과물이 나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이끌고 있는 국책 인공지능 프로젝트 ‘엑소브레인’도 2023년을 목표로 5년째 진행 중이다. 엑소브레인은 IBM 왓슨처럼 자연어를 처리하는 한국어 기반 인공지능 기술로, 지난해 11월 EBS ‘장학퀴즈’에서 사람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할 만큼 고성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향후 과제로 ‘선택과 집중’, 즉 투자의 내실화를 꼽는다. 국내 인공지능 투자가 세계 시장에서 통할 만큼 확실한 산업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인공지능 중에서도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 거기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엑소브레인 프로젝트에 참여한 솔트룩스의 이경일 대표는 “현재 한국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세계에서 종합 10위권 밖이지만 1·2위인 미국과 중국을 위협할 수 있는 헬스케어 등에 선제적으로 투자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인공지능 기반인 소프트웨어 분야의 부족한 인적·물적 인프라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20만 명이 안 된다. 미국의 20분의 1, 중국의 30분의 1에 불과하다. 설상가상 이들의 평균 임금은 미국의 50~60% 수준일 만큼 열악하다. 기업은 개발자 처우를 개선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은 지금 이상의 소프트웨어 인력 육성에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 빅데이터도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다. 기계학습(machine-learning)을 하는 21세기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먹고 자란다. 데이터가 개방돼 많이 축적될수록 인공지능도 그만큼 발전한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무섭게 발전 중인 글로벌 인공지능 생태계에서 선두권을 따라잡지 못하면 생태계 바닥에서 쫓겨다니는 ‘토끼’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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