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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출동 1초가 급한데 … 손수레로 고무보트 나르는 해경

평택해경 안산파출소 직원들이 손수레에 고무보트를 싣고 부두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해양경찰청]

평택해경 안산파출소 직원들이 손수레에 고무보트를 싣고 부두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해양경찰청]

지난 7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항 방파제 안쪽 계류장에 소형 보트가 덩그러니 매달려 있었다. 태안해양경찰서 모항파출소가 운영 중인 연안구조정이다. 1.2t급으로 해상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출동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1.5m 이상의 파도가 치면 방파제 밖으로는 운항이 어렵다. 배가 작아 파도에 뒤집힐 수 있어서다.
 

낚싯배 사고 열흘 … 해경 장비 실태
조수간만 차이로 구조정 해상 정박
보트로 50m 이상 노 저어 가야 도착
야간운항 가능 구조정 전국 58척뿐
전용계류장 없어 출동시간 지연도

이 구조정에 장착된 장비는 서치라이트·경광등이 전부다. 레이더 등 야간항해 장비가 없어 일출 전과 일몰은 물론 안개가 짙게 끼면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못한다. 사고가 나면 민간해양구조대에 손을 벌려야 한다. 1.2t짜리 미니보트가 모항파출소에 등록된 202척을 관리하는 게 현실이다.
 
허일영(58) 모항파출소장은 “목숨을 걸고 출동하고 싶어도 타고 나갈 배가 없다”며 “24시간 출동이 가능한 구조정 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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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해양경찰서 안산파출소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안산파출소에는 3t급 구조정이 배치돼 있다. 안산파출소가 위치한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항은 조수간만의 차이 때문에 구조정을 부두에 바로 접안하지 못하고 50m가량 떨어진 해상에 정박한다. 신고를 받으면 안산파출소 직원들은 파출소에서 순찰차를 타고 500m를 이동한 뒤 부두 위편에 보관하는 고무보트를 손수레에 싣고 바다로 달려간다. 손수레에 고무보트를 싣고 달리는 거리만 150m다. 그렇다고 곧바로 출동이 가능한 게 아니다. 바다에 띄운 고무보트에 승선한 뒤 노를 저어 구조정까지 50m를 더 이동해야 비로소 출동할 수 있다. 평상시 훈련 때도 15분이 넘게 걸린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95개 해경 파출소에 배치된 연안구조정 가운데 기상 여건과 관계없이 야간 출동이 가능한 구조정은 58척에 불과하다. 모항파출소처럼 출동이 어려운 구조정을 보유한 곳도 37곳에 달한다. 236개 출장소 중 구조보트를 보유한 곳은 10분의 1도 안 되는 16곳에 불과하다.
 
전국 해경 연안구조정·계류시설 실태

전국 해경 연안구조정·계류시설 실태

해경의 내년 예산은 1조2718억원으로 올해보다 5.1% 증가했다. 하지만 수색구조 강화 예산은 올해 131억5000만원에서 55억2000만원으로 58%나 줄었다. 연안 구조장비 예산도 198억4000만원에서 155억7000만원으로 21.5%나 감소했다. 김길수 한국해양대(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구조정은 24시간 출동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해경이)인력과 장비를 지원해달라고 하면 (예산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가 인색해 예산 반영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안구조정과 구조보트가 24시간 상시 출동 가능한 계류시설 확보도 절실하다. 영흥도 사고 때처럼 민간어선과 계류장을 같이 사용하면서 구조정의 출동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해경파출소 95곳 가운데 전용 계류장을 보유한 곳은 23곳에 불과하다. 내년에 13곳을 추가해도 3분의 1 수준을 넘지 못한다.
 
구조대가 운영 중인 신형보트(고속단정)의 경우 고장 등에 대비해 추가로 확보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영흥도 사고에서 나타났듯 인천구조대 등이 보유한 구형보트는 야간운항이 불가능하다. 해경 소속의 특수구조단 3곳과 전국 19개 해양경찰서에 소속된 구조대에 배치된 구조보트는 32척이다. 이 가운데 신형은 절반이 채 안 되는 14척에 불과하다.
 
해경 차장을 지낸 윤혁수 부경대 초빙교수는 “해경은 파출소와 출장소가 띄엄띄엄 배치돼 있고 거점화가 이뤄져 있지 않다”며 “위치상 문제에다 장비·인력마저 열악한 게 해경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구조대와 거리가 멀고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파출소를 선정, 구조 요원을 추가 배치하는 거점파출소를 운영할 방침이다. 장비·인력 확충과 계류장 확보, 교육·훈련 강화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태안·안산·목포=신진호·김민욱·김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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