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틴틴 경제] ‘주식 묶음’ 주가지수 왜 이렇게 많나요

Q. 기사를 읽다보면 코스피·코스닥 말고도 코스피 200, 코스닥 150 같은 주가지수가 등장해요. 종류도 다양하고 이름도 복잡한 데다 거기에 따라붙는 숫자도 매일매일 바뀌는 것 같아요. 왜 이렇게 주가지수의 종류는 많은 건가요.
 

초기 상장기업 평균값만 보여주다
증시 발전 따라 상품으로 발전
유행 따라 생겼다 잊히는 지수도
만드는 것보다 지수 관리가 중요

다양한 기업·업종 주가 흐름 보여주려니 그렇죠" 

 
A. 틴틴 여러분. 과일 좋아하세요. 사과·배·바나나·포도·딸기·단감·귤·파인애플·망고…. 다 읊기에도 숨 가쁠 만큼 종류가 많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마트나 시장에 갔을 때 고민해 본 적 없나요. ‘이 과일도 먹고 싶고 저 과일도 먹고 싶고’. 선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병문안을 가거나 누구를 축하할 때 여러 종류의 과일을 한 데 담은 과일 바구니를 선물하기도 하지요.
 
한국의 여러 가지 주가지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종류에 따라, 기업의 크기에 따라, 산업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기준에 맞춰 몇몇 종목(상장 기업)을 한 데 담아놓은 것이랍니다. 비싼 과일을 담으면 과일 바구니 값이 비싸지고, 거꾸로 싼 과일 위주로 모아놓는다면 과일 바구니 값은 싸지겠죠. 또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원래 값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일도 있겠죠. ‘맛이 없다’ 입소문이 나면 헐값에 팔리기도 합니다. 주가지수도 같은 원리로 값(지수)이 매겨집니다.
 
[그래픽=박춘환, 김회용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김회용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한국의 주가지수는 과일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고 수도 많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의 운영과 관리·감독은 한국거래소가 맡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고 있는 지수는 272개(8일 기준)나 됩니다. 틴틴 여러분이 복잡하다고 느끼는 건 당연해요.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의 수는 얼마나 될까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62만7000개(영리법인)에 이릅니다. 이 중에 주식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될 만큼 우량한 기업(상장 기업)만 추려도 코스피 시장 774개, 코스닥 1264개에 달합니다. 합쳐 2000개가 넘습니다. 기업의 수, 다양한 업종만큼 여러 가지 주가지수가 생겨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죠.
 
주가지수는 어떤 과정을 거쳐 이렇게 다양해졌을까요. 역사부터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964년 한국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는 ‘수정주가평균식주가지수’란 긴 이름의 지수를 발표합니다. 한국에 등장한 첫 주가지수입니다. 복잡한 지수는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주식시장에 올라있는(상장) 기업의 값(주당 가격)을 평균한 수치였죠. 이 지수는 진화를 거듭합니다. 72년 한국종합주가지수(KCSPI)로, 그리고 83년 코스피로 발전합니다.
 
경제 기사를 볼 때 ‘올랐다, 내렸다’며 늘 등장하는 그 코스피 맞습니다. 과거 수정주가평균식주가지수 때보다 수치를 내는 방식은 훨씬 복잡해졌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좀 더 정교하게 나타내기 위한 장치가 들어갔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주가에 따라 변하는 기업의 전체 가치(시가총액)를 가지고 코스피 숫자를 산출하고 있습니다. 큰 회사의 주가가 많이 움직이면 주가가 더 크게 출렁이도록 했죠. 반대로 작은 기업이라면 주가가 크게 등락하더라도 지수에 덜 영향을 끼칩니다.
 
주가지수는 90년대 들어 한 단계 성장합니다. 94년 한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우량 200개 기업만을 추려 지수를 낸 코스피 200 지수가 등장합니다. 코스피를 바탕으로 선물(미리 정해놓은 가격으로 미래의 특정 시점에 해당 자산을 사고 파는 투자 기법)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지수죠. 그 전엔 각 기업의 가치(주가), 업종의 흥망에 따라 지수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걸 ‘관찰’하는 게 주였답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부터 지수 자체에 돈을 거는 투자자들이 속속 등장했어요. 거기에 맞게 금융 당국은 코스피 200을 포함한 여러 가지 주가지수 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정상호 한국거래소 인덱스마케팅팀장은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과거 주가지수를 만든 건 주식시장의 흐름을 잘 이해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코스피 지수, 코스닥 지수가 대표적이죠. 하지만 전체 시장의 모습만 볼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조업·건설업·증권업같이 일부 업종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각종 산업별 지수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다 10~20여 년 전부터 주가지수와 연동해 투자하는 다양한 상품이 등장합니다. 테마 지수다, 배당 지수다 하는 것들이 이런 배경으로 생겨났습니다. 최근엔 4차 산업혁명 지수까지 만들어질 정도죠.”
 
주가지수의 종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 2000년대부터입니다. 번 돈을 주주들에게 열심히 나눠주는(배당) 기업을 묶어 만든 한국배당주가지수(KODI)가 2003년 등장합니다. 2009년엔 환경 보호와 사회 환원에 기여하고 기업 지배구조도 건전하게 가져가고 있는 기업의 주가를 따로 묶어 지수로 낸 사회책임투자지수(SRI)도 나옵니다. 이렇게 한국의 주가지수는 272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지수에 어떤 종목을 넣고 뺄지, 지수를 어떤 기준으로 산출할지는 한국거래소 산하 주가지수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합니다. 위원회는 교수, 회계·법률 전문가, 기관투자가 대표, 증권 유관기관 대표 7명으로 구성됩니다.
 
다시 과일 바구니 얘기로 돌아가 볼까요. 사과가 제일 인기 과일이라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과일가게 주인은 사과와 배·감을 섞어 과일 선물세트를 만듭니다. 사과의 인기에 힘입어 배와 감도 불티나게 팔죠. 이처럼 코스피 200, 코스닥 150 같이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우량지수에 들어가려 줄 선 기업은 많습니다. 코스피 200 지수에 포함되는 기업이 될 것이란 기대에 해당 종목의 주가가 미리 오르는 일도 많습니다.
 
반대의 사례도 있습니다. 그때그때 유행에 따라 급하게 만들어졌던 주가지수가 시장의 관심을 못 받고 잊히는 경우죠. 272개나 되는 주가지수 가운데 틴틴 여러분이 이름을 들어본 지수가 손에 꼽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금융 당국이 코스닥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새로운 주가지수를 만들겠다고 해요. 주식시장의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가 대기업이 몰려있는 코스피에만 쏠림 투자하는 문제를 고쳐보려는 목적입니다. 코스피 종목과 코스닥 종목을 섞어 새로운 지수를 만든다고 해요. 물론 ‘역사 속으로 사라질’ 또 하나의 주가지수가 아니길 바랍니다. 주가지수는 만드는 것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니까요.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