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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의 갓 쓴 예수에서 천경자의 슬픈 전설까지

김기창, 수태고지, 1952~1953, 비단에 채색, 63.5X73 사진=서울미술관

김기창, 수태고지, 1952~1953, 비단에 채색, 63.5X73 사진=서울미술관

 치마저고리를 입고 물레에서 실을 잣던 마리아에게 잉태 소식을 알리는 천사 가브리엘은 하얀 날개 대신 날개옷을 입은 선녀의 모습이다. 갓 태어난 아기 예수는 마구간과 양 떼가 아니라 외양간에서 소와 닭, 그리고 한복 차림의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는 운보 김기창 화백이 6·25 피난 시절 그린 연작 '예수의 생애' 가운데 '수태고지'와 '아기예수탄생'이다. 분명 신약성서의 중요한 대목을 그린 것이지만 누가 봐도 한국적인 표현이 물씬하다.  
김기창, 아기예수탄생, 1952~1953, 비단에 채색, 63X76 사진=서울미술관

김기창, 아기예수탄생, 1952~1953, 비단에 채색, 63X76 사진=서울미술관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은 모두 30점으로 이뤄진 '예수의 생애'를 포함, 유영국·박수근·이중섭·천경자·도상봉·김환기·김기창 등 근현대 작가 7인의 작품 49점을 선보이는 전시 '불후의 명작'을 열고 있다. 미술관 개관 5주년을 기념, 올해 초 '사임당, 그녀의 화원'에 이은 두 번째 특별전이다. 2010년 당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던 35억여원에 낙찰된 것으로 유명한 이중섭의 '황소'(1953)를 비롯, 굵직한 소장품을 여럿 전시한다. 천경자의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1976), 김환기의 '산'(1958) 등은 이 미술관 소장품이 된 이래 처음 전시장에 공개하는 작품이다.  

개관 5주년 맞은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
근현대 작가 7인 49점 '불후의 명작' 전시
한국전쟁 때 그려진 '예수의 일생' 연작은
종교개혁 500주년 독일전 마치고 돌아와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1976, 종이에 채색, 130X162 사진=서울미술관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1976, 종이에 채색, 130X162 사진=서울미술관

김환기, 산, 1958, 캔버스에 유채, 100X73 사진=서울미술관

김환기, 산, 1958, 캔버스에 유채, 100X73 사진=서울미술관

이중섭, 황소, 1952년경, 종이에 에나멜과 유채, 35.5X52 사진=서울미술관

이중섭, 황소, 1952년경, 종이에 에나멜과 유채, 35.5X52 사진=서울미술관

 전시작과 더불어 주목을 끄는 건 이 신생미술관이 지난해와 올해 모두 관람객 10만명을 훌쩍 넘겨 대중적 기반을 마련한 점이다. 설립자인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은 제약업계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젊은 시절부터 30여년 간 미술품을 수집해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미술관은 이런 근현대미술 소장품만 아니라 젊은 작가들을 작품을 아우르는 기획전, 특히 젊은 층에 친근한 컨셉트를 제시하는 전시로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을 불러모아왔다. 현재 특별전과 나란히 진행 중인 기획전 역시 '사랑의 묘약'이 제목이다. '불후의 명작' 개막에 맞춰 기자들과 만난 안병광 회장은 "미술관이 누구나 와서 소통하는 공간, 유명한 화가의 전시만 아니라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 저의 꿈에 어느 정도 근접하고 있다"며 "처음 3년 반 정도는 정말 아프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초반 3년 동안 도합 34억원 가량의 결손이 났는데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2억원이 좀 넘는 영업이익도 생겼다고 한다. 
김기창, 최후의 만찬, 1952~1953, 비단에 채색, 73.5X101 사진=서울미술관

김기창, 최후의 만찬, 1952~1953, 비단에 채색, 73.5X101 사진=서울미술관

 그의 소장품인 '예수의 생애'는 2013년 운보 탄생 100주년 무렵에도 국내 관람객에게 공개한 바 있지만 올해는 또 다른 의미를 더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독일 국립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기획전 '루터 효과'에 초청받아 봄부터 7개월 동안 현지에 전시하고 돌아왔다. 운보가 1952~53년에 그린 '예수의 생애'는 본래 29점이다. 54년 서울 화신화랑에서 첫 전시를 한 뒤, 독일 신부 한 사람이 예수의 부활장면이 빠졌다며 한 점 더 그리기를 권해 '부활'(1956)이 더해졌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내년 6월 10일까지. 관람료는 기획전·특별전 아울러 성인 기준 9000원. 
 이후남 기자 hoonam@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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