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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성'에 대해 말하기 힘든 사회 분위기 바뀌어야 '건강한 성' 알아가게 돼

중앙일보 청소년매체와 유쓰망고(구 씨타임, 단체명 변경)가 함께 하는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가 총 10주간의 과정 중 7주를 넘겼습니다. 프로젝트 참가팀들은 각자 해결하고 싶은 문제 이슈에 대해 자료조사를 하고, 주변 사람들 인터뷰를 통해 ‘공감 판넬’을 만들고, 이를 들고 거리로 나가 ‘공감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그동안의 진행 과정은 소중 지면을 통해서 소개했죠. 이번에는 참가팀들이 문제 이슈에 대한 더욱 심도 있는 시각을 얻기 위해 해당 이슈를 잘 아는 전문가를 찾아가 인터뷰하기로 했습니다. 참가팀 중 청소년 성교육의 문제를 고민하는 어라연히프제팀(원광고·창덕여중)은 지난달 29일 행복한성문화센터의 배정원 소장을 만났어요. 박정빈(창덕여중 1)·최윤서(창덕여중 2)·최진영(창덕여중 1)양이 팀을 대표해 인터뷰에 나섰는데요.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한 번 들여다볼까요.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참가자 최윤서(맨 왼쪽)·최진영(오른쪽에서 두 번째)·박정빈(맨 오른쪽)양이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을 만나 학교 성교육의 문제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참가자 최윤서(맨 왼쪽)·최진영(오른쪽에서 두 번째)·박정빈(맨 오른쪽)양이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을 만나 학교 성교육의 문제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요즘 청소년들은 포털사이트와 SNS를 통해 음란물이나 성인용 사이트의 광고 등을 너무도 쉽게 접합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받는 성교육은 여전히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어요. 성교육을 위한 시간도 턱없이 부족해 1년에 많으면 두 번 수업하는 것으로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죠.  
“사실 성교육은 특정한 시간을 정해서 가르치기보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만나는 담임교사나 교과 교사, 부모님들이 얘기해주는 게 좋아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반 교사들이 교대나 사대에서 성교육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는 게 문제에요. 또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하고요. 교육받지 않은 교사가 성교육을 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아요. 건강하지 않은 성 지식을 가진 사람이 교육하는 것은 아예 안 하느니만 못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어떤 커리큘럼으로 가르치는지가 중요하죠. 결국 보건교과 담당 교사가 성교육을 맡게 되는데 보건 수업에서만 성교육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요. 학교 현장에서는 정부가 권고하는 연간 성교육 시간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성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2015년 교육부가 마련한 성교육 표준안은 지금도 학교 현장에서 매뉴얼로 쓰이고 있는데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굉장히 문제가 많은 표준안이었던 게 사실이에요. 말도 안 되는 지침들이 포함돼 있었어요. 전문가들도 이를 걱정해서 고쳐야 한다고 얘기했고 일부는 수정됐지만 여전히 더 고쳐야 할 부분이 많아요. 교과 과정을 보면 보건 수업 시간의 6분의 1이 성교육에 할애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6분의 2 정도만이 ‘건강한 성’에 대한 내용이고 나머지는 성희롱·성폭력·성매매·에이즈 같은 이야기들로 이뤄져 있어요. 그동안의 성교육은 위생·보건의 문제, 몸의 문제로만 접근했지만 육체적인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신적인 부분이죠. 두 가지가 균형을 이뤄야 해요. 생물학적 성(sex)에 대한 교육뿐 아니라 성에 대한 건강한 가치관·태도·정서를 아우르는 섹슈얼리티(sexuality)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더 넓은 인생의 관점에서 성교육이 다뤄져야 해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법, 의사소통의 방법, 남녀의 다른 점 등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게 바로 성교육이죠.”  
 
-청소년들이 성의 쾌락적 측면도 배워야 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우리는 성을 통해서 생식도 하지만 사랑과 즐거움을 찾기도 해요. 사실 현대에는 생식을 위한 성은 오히려 비중이 작죠. 옛날처럼 아기를 많이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사랑을 나누기 위한 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아졌어요. 현실이 그런데도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사회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성관계를 통해 행복해지고 친밀해지고 사랑이 굳건해지는, 건강한 사랑의 표현으로서 성을 많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그런데도 ‘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부끄러워지는 이유가 뭘까요. 바로 포르노 위주의 감각적인 성, 성행위로만 연상되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포털사이트에 성인 광고가 가장 많이 붙어있는 나라 중 하나에요. 그러니 성이라고 하면 야한 것, 부정적인 것, 폭력 등만 떠올리게 되고 그래서 더욱 성에 대해 말하기가 힘든 겁니다. 어른들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하겠죠. 청소년들은 주변 어른들의 생각에 자연스레 영향을 받으니까요.”  
 
배정원 소장은 현재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이 시간도 부족하고 내용에도 아쉬운 점이 많다는 지적에 공감했다. 배 소장은 ’성에 대한 건강한 가치관과 태도, 정서를 아우르는 섹슈얼리티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음란물의 과장·왜곡된 부분을 볼 줄 아는 ‘포르노 리터러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정원 소장은 현재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이 시간도 부족하고 내용에도 아쉬운 점이 많다는 지적에 공감했다. 배 소장은 ’성에 대한 건강한 가치관과 태도, 정서를 아우르는 섹슈얼리티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음란물의 과장·왜곡된 부분을 볼 줄 아는 ‘포르노 리터러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학교 성교육은 강의식 수업 위주로 되어 있어서 학생들의 참여도와 집중도 크게 떨어지는 것 같아요. 올바른 성 지식을 심어주는 영상 매체를 활용하면 어떨까요.  
“비단 영상 매체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영상도 한 시간 내내 틀어주면 지루할 수 있잖아요. 강의와 영상, 도구를 활용한 실습 등 다채롭게 수업을 구성하면 좋겠죠. 경직된 방법으로만 가르칠 게 아니라 더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접근할 수도 있을 거예요. 직접적으로 몸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방법만이 아니라, 씨앗에서 싹이 트고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동물들이 짝짓기하는 등 쉽고 재밌는 설명을 이용할 수 있죠. 무엇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제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건 ‘정자와 난자가 만나 임신이 된다’는 사실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인데, 그걸 건너뛰니까 성교육이 지루하고 나와 상관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성교육에서 실질적인 정보를 얻지 못하니까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떠도는 말도 안 되는 정보를 믿기도 해요.”  
 
-콘돔과 피임기구 같은 실습용 도구를 정부가 지원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표준화된 실습도구가 교사들에게 일괄적으로 제공된다면 무척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성기해부도나 교육용 인형, 콘돔을 끼워보는 모형, 피임기구 등이 사용될 수 있겠죠. 실습도구뿐 아니라 교사들에게 재량권과 함께 성교육을 위한 충분한 시간,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보상과 권위를 줘야 합니다. 그러면 교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성교육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우리나라 학교 교육이 수능 중심이고 국·영·수만 가르치기 때문에 성교육에 시간을 쓰지 못하고 있죠. 정말 중요한 교육인데 간과되고 있어요. 성교육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게 급선무일 겁니다.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수업 시간이나 매뉴얼이 주어져도 결국 제대로 교육되지 않을 테니까요.”  
 
-청소년들의 음란물 시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음란물은 과장과 왜곡이 무척 심해요. 성을 부끄러운 것으로 만드는 게 음란물이죠.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이 어려서부터 음란물을 봐요. 그러다 보니 사회 문화 곳곳에 포르노적인 사고가 깔려있어요. 광고·영화·만화·화보 등 음란물의 영향이 닿지 않는 곳이 없어요. 어린 나이의 아이돌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춤을 추는 현상의 기저에도 포르노가 있죠. 왜곡된 음란물을 자주 보면 우리 의식도 그렇게 바뀌고 세뇌되기 때문에 음란물은 절대 보지 않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음란물에 너무 많이 노출돼 있어 피하기 어렵다면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지 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시각을 갖는 걸 가리켜 ‘포르노 리터러시’라고 불러요. 청소년기에 음란물에 관심이 생기는 것은 사실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고 2차 성징을 겪는 시기니까요. 하지만 사람은 한 번 자극에 노출되면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기 마련이에요. 건강한 성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정원 소장은…
성 교육 및 성 상담, 성 칼럼 집필 등을 하는 성 전문가로, 1998년 (사)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상담부장·교육팀장을 겸임했고, 연세성건강센터 소장, 대한성학회 사무총장과 부회장, 국방부 및 육군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양성평등진흥원 초빙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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