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공동목공소에서 작업하는 이상훈(안경 쓴 이)씨와 목수들. 모두 수유동 일대 주민이다. 강정현 기자
서울 강북구 마을공동체 '삼각산재미난마을'
육아ㆍ교육ㆍ취미생활 등 함께해
"공동체 기반 경제 시스템 만들터"
“아이 하나를 잘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데, 그 말이 정말 맞아요. ‘오늘 엄마아빠 좀 늦는데 마을밥집 가서 밥 먹고 놀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믿을 만한 밥집이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재미난학교 학부모ㆍ교사 등 주민 26명이 1억3000만원을 모아 2009년 친환경 식당 ‘재미난밥상’을 만들었다. 이씨는 “밥집이 학교와 마을을 일상적으로 연결시켰다. 관계망이 크게 넓어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공동체가 된 100여 명의 주민들이 2011년 사단법인 ‘삼각산재미난마을’을 창립하고 이씨가 사무국장 겸 상임이사를 맡았다. 회원들은 운영이 쉽지 않았던 재미난밥상 문을 닫기로 하고, 남은 임대 계약 기간 동안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투표에 부쳤다. 민박집과 만화방ㆍPC방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결선 투표까지 거쳐 문을 연 곳이 바로 ‘재미난카페’다. 공간이 생기니 관계는 더 끈끈해졌다. 카페에서 독서모임도 하고, 타로ㆍ사진ㆍ와인ㆍ옛이야기 강좌도 진행했다.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에는 포트럭 파티도 열렸다. 필요한 일, 하고 싶은 일을 함께 도모하는 일도 일상이 됐다. 마을공동작업장 ‘마을목수공작소’, 서점 겸 주점 ‘싸롱드비’, 음악 스튜디오 ‘재미난밴드 합주실’ 등이 문을 열었고, 마을극단 ‘우이동’, 자전거 동아리 ‘두바퀴로 만나는 세상’, 영화모임 ‘영.마.살’, 바느질 동아리 ‘실밥’ 등이 만들어졌다.
“오래 살고 싶은 마을이 되고 그 지역이 건강하게 지속가능하면 그게 바로 도시재생 아니냐”는 이씨는 “이제 마을공동체 기반 경제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필품 구입 등 주민들의 일상적인 경제활동의 부가가치가 마을로 돌아가게 되면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포부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