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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문화가 바꾼다] 도시도 사람이 살린다

지난주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수업이 없는 연구학기를 맞아 지방도시 재생사례를 연구하던 내가 12월 초에 일본 사례를 답사하고 싶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걸 보고 제자들이 함께 가자며 연락해왔다. 석사학위 후 농어촌 마을계획을 세우는 회사를 창업한 제자와 환경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제자까지 셋이서 일주일 시간을 내어 후쿠오카현의 야나가와시와 야메시, 시마네현의 고츠시와 토야마시 등 네 곳을 돌아보고 왔다.
 

지방부흥협력대 파견하는 일본
유능한 인재가 새로운 활력

일본 출장의 결론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사람’이다. 도시재생의 핵심은 돈도, 건물도 아닌 사람이다. 도시재생을 하려면 좋은 사람들을 우리 마을, 우리 도시로 모셔와야 한다. 어르신들만 사는 시골마을에, 인구가 줄고 신생아 출산이 뚝 끊긴 지방도시에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건 사람 특히 젊은이들이다.
 
일본 아베 정부는 2014년에 ‘마을, 사람, 일자리 창생법’을 제정했는데 줄여서 ‘지방창생법’으로 부른다. 2000년대 고이즈미 정부가 추진했던 ‘도시재생’에서 한걸음 나아가 다양한 ‘지방창생’시책들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지역부흥협력대’다.
 
지역부흥협력대란 인구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도시와 농어촌에 사람을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대원에게 정부는 인건비와 활동비로 최대 4000만원 연봉을 지급하고, 최장 3년까지 지방에 내려가 뭐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14년 978명, 2015년 1511명, 2016년 2625명, 2017년 3978명이 지역부흥협력대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 중 한 사람이 이번에 만난 아베 아키히코(54)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도쿄에서 중고교 일본어 교사로 29년을 보낸 뒤 2014년 지역부흥협력대원이 되었다. 1억 연봉이 2000만 원으로 줄어 아내는 몹시 화를 냈다고 한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대원의 나이를 40세로 제한했는데 야나가와시만 제한이 없어 이곳에 내려왔고, 지난 3년 동안 야나가와 구시가지 상점가 재생에 올인했다. 비어있던 가게를 고쳐 2015년 12월 ‘카타로 베이스32’란 이름의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었다. 카타로는 이 지역 방언으로 ‘모인다, 의논한다, 활동한다’는 뜻이고, 건물의 길이가 32미터여서 청년창업의 기지를 만들자는 뜻으로 베이스32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30여년 교사 경력의 유능한 인재가 내려온 뒤 야나가와 상점가에 새로운 활력이 일었고 많은 변화가 생겼다. 지난 2년간 70여개 상점이 ‘상점가진흥조합’에 가입했고, 새로운 창업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야나가와 구도심에 있는 ‘카타로 베이스32’.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청년 창업의 기지 역할을 한다. [사진 카타로 베이스32 페이스북]

일본 야나가와 구도심에 있는 ‘카타로 베이스32’.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청년 창업의 기지 역할을 한다. [사진 카타로 베이스32 페이스북]

 
사람이 와야 변화의 바람이 인다. 다른 도시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지방도시로 되돌아와(U턴) 또 일부러 내려와(I턴)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사람들, 그 중에는 환대받으며 지방을 살리는 이도 있고, 잠시 머물다 떠난 이들도 있다. 도시재생, 핵심은 사람이다.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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