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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아픈 사람에게 약이나 수술보다 절실한 것은?

기자
김성희 사진 김성희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니 친구들 모임에서 자식들이 화제에 오를 때가 많다. 어떻게 취업을 했느니, 배우자감을 데려왔는데 어떻더라는 둥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이다. 한데 한 친구가 기막힌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성희의 어쩌다 꼰대(23)
팀장이 대학 후배만 챙기다는 아들의 하소연 들은 친구
"너도 공부 잘 해 그 대학 가지 그랬니" 아들 가슴에 대못
아픈 사람엔 약이나 수술보다 '공감'하는 삶의 지혜 필요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음 드라마 '미생'. [중앙포토]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음 드라마 '미생'. [중앙포토]

 
하루는 회사에 다녀온 아들이 하소연하더란다. 팀장이 대학 후배만 알뜰히 챙기는 바람에 애꿎게 피해만 본다나. 들어보니 입이 댓발 나올 만하더란다. 빛나는 업무는 자기 후배에게 맡기고, 경력관리에 도움이 되는 해외출장은 담당 업무가 아닌데도 그 후배를 보낸다고 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양측 말을 들어봐야 하지만 아들이 꽤나 속이 상할 법해서 덩달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했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그렇게 무리를 해가며…’하는 생각도 들면서, 팀장이란 인간이 너무 괘씸해 ‘한 번 찾아가 만나볼까’하는 맘까지 생기더라는 것. 그러다 ‘아니 내가 헬리콥터 파파도 아니고, 그런 일에 아버지까지 나서는 것도 꼴사납다’ 싶어 접긴 했지만, 팀장 잘못 만나 마음고생 하는 아들이 영 안쓰러웠다고 했다.


 
한국 3대 패거리
 
한데 거기서 그쳤으면 좋았을 것을 그만 아들한테 모진 소리를 해서 부자간에 얼굴만 붉혔단다. “사회란 게 다 그래. 실력으로 이겨내야지” “그런 일이 반복되면 네가 모자란 점은 없는지부터 살펴야지”하다가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지 그랬니?”라는 데까지 가서 아들 가슴에 단단히 못을 박았다나.
 
문제는 그 대학이란 데가 지구가 멸망해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그 무시무시한 한국 3대 패거리 중 하나라는 것, 그 친구는 마침 그 대학 출신이어서 팀장의 선배인 셈이라는 것, 아들은 고등학교 때 그리 공부하라 채근을 했건만 결국 문제의 대학보다 이름값이 떨어지는 대학을 다녔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친구 아들은 안타까운 나머지 쏟아낸 아버지의 말이 ‘다 자업자득이지. 네 업보다’로 들렸던 모양이다. 그러니 “아니 그래서 뭐 내가 아버지한테 뭘 도와달랬어요”라는 불퉁스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결국 친구 아내까지 나선 뒤에야 부자간의 설전은 끝났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확인했다. 누군가 우리에게 아쉬운 소리, 힘들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대부분 조언이나 해법을 구하려는 게 아니다. 채찍질하는 쓴소리를 하거나, 삶의 지혜랍시고 잔소리를 들으려는 것도 아니다. 그들이라고 모를까. 특히 부모에게는 그렇지만, 주변에 어려움을 털어놓을 때는 거의 모두 ‘나 아파요’란 신호를 보내는 거라고.
 
사랑의 방식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고, 상황에 따라서도 다르다. 그래도 아픈 사람에게는 약이나 수술보다는 “그래 얼마나 아프니”라는 ‘공감’이 우선 필요하다. 그거야말로 삶의 지혜 아닐까.
 
김성희 북 칼럼니스트 jaeja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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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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