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단독]빅터 차 대사내정 배경과 향후 전망

지난 6월 포럼 참석 차 한국을 방문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 6월 포럼 참석 차 한국을 방문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주한대사로 갈 것이란 이야기가 처음 돈 것은 지난 6월이었다. 같은 CSIS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추천이었다. 

올해 공식발표→내년 1~2월 인준→2~3월 부임 전망
'합리적 전문가'기대감, '한국과 코드 불일치'우려 엇갈려

하지만 이후 트럼프 행정부 내 난맥상, 백악관 주요 인사들의 대거 교체로 차일피일 지명이 미뤄져 왔다. 그 과정에서 트럼프의 지인인 월가 인사의 이름이 경쟁자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여기에 트럼프와 갈등을 빚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질설까지 나돌면서 "빅터 차의 대사 임명은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돌기도 했다. 임명이 늦어진 가장 주된 원인은 미 정부의 철저한 검증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빅터 차에 대한 아그레망이 1~2주 내에 승인되면 연내 공식 지명발표→내년 1~2월 상원 인준 청문회→내년 2~3월 부임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상원 인준 상황에 따라선 더 늦어질 수도 있다. 늦었지만 한반도 정책의 큰 축인 주한대사 자리가 트럼프 정권 출범 1년 여만에 채워지게 되는 셈이다. 다만 아직도 국무부의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공석이다.
빅터 차는 한국전쟁 후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1959년 출생했고, 83년 컬럼비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학·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모교인 컬럼비아대에서 한일 관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기고 49회 출신인 선친 차문영 씨는 뉴욕에서 동양 램프 등 문화상품 사업을 벌였고 고교 동기로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이 있다.  
 
빅터 차 신임 주한대사 내정자는 그동안 다양한 한국 관련 활동을 통해 한국 내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빅터 차 신임 주한대사 내정자는 그동안 다양한 한국 관련 활동을 통해 한국 내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2004년까지 조지타운대에서 교편을 잡던 빅터 차는 같은 해 12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발탁돼 조지 W 부시 정권의 아시아 외교정책을 보좌했다. 북한과 중국에 대한 강경한 압박정책을 주장해 워싱턴 외교가에선 '매파'로 분류된다. 지난해 대선 때 같은 CSIS의 마이클 그린 부소장 등 공화당 성향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대거 트럼프에 반대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지만 차 교수는 중립을 지켰다. 트럼프가 장악한 워싱턴 내에 빅터 차 만한 한반도 전문가가 없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빅터 차는 한국어를 약간 구사하지만 썩 능숙치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빅터 차 대사'를 바라보는 한국 외교가의 반응은 두 갈래다.
"한국을 잘 아는, 올 사람이 오게 됐다"고 반기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 (오바마 대통령과 절친했던)전임 마크 리퍼트처럼 대통령과 핫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급이 높은 것도 아니고, 한국 정부와 코드가 맞는 것도 아니다"란 비판도 나온다.   
 
특히 '코드 불일치'를 지적하는 인사들은 "빅터 차는 한국계이면서도 대북관이 지나치게 보수강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차 교수의 기본적 사고는 '세컨더리 보이콧(북한을 돕는 모든 제3국 기업을 제재)', 중국의 대북 원유공급 전면 중단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북한의 목을 조여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미의 공조가 흔들려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편다. 문재인 정권의 대화노선과는 결이 다르다. 실제 빅터 차는 올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CSIS 자체 분석자료는 대북 포용정책이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을 중단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주장을 폈다. 
 
빅터 차 신임 주한대사 내정자(오른쪽)는 지난 9월말 워싱턴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의 CSIS 좌담회를 진행했다.

빅터 차 신임 주한대사 내정자(오른쪽)는 지난 9월말 워싱턴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의 CSIS 좌담회를 진행했다.

 
빅터 차는 또 한국이 중국에 지나치게 유연하다는 주장도 거리낌없이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 6월말 한 포럼에서 "(한국이)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압박 때문에 한미동맹을 약화함으로써 중국을 달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며 "그런 접근 방식은 (하위개념인) 전술적으로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상위개념인) 전략적으로는 잘못된 것이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선 한국 정부가 중국에 '3불(사드추가 배치,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시스템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거부)'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일본의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건 팩트이며 그 팩트를 피해나갈 길은 없다","국가안보와 관련한 '미래 옵션'을 배제한다는 건 그 어떤 나라에게도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빅터 차의 성품이 합리적이고 조용한데다 행정부 내에 들어가면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특히 그가 인센티브(당근)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 이른바 '매파 협상론자'인데다, 2007년 4월 NSC보좌관 자격으로 방북해 김계관 당시 외교부 차관(부상)을 통해 미 정부의 메시지를 평양에 전달한 경력을 들어 현실주의 노선을 택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게다가 그동안 다져놓은 한국 내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 때문에 주한대사 업무에 연착륙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빅터 차는 대사 내정설이 거론된 지난 6월 이후 한국과 관련한 발언에는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