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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수능 만점자의 '사이다' 발언

양영유 논설위원

양영유 논설위원

“수학 30번 한 문제를 푸는 데 100분 중 60분을 매달렸다. 답이 이상했다. 222였다. 웃음이 나왔다.” 재작년 수능 만점자 김학성군의 얘기다. 서울대 경영학과에 다니는 그를 인터뷰했을 때 “힘들 땐 그냥 놀았고 공부는 즐겼다”고 했다. 지난해 수능 만점자 이영래(서울대 경제1)군도 신선했다. “독서를 멀리했으면 만점이 어려웠을 거다. 고교 3년간 150권을 읽었다. 걸그룹 I.O.I의 멤버 전소미 무대를 보면서 긴장을 풀었다.”
 
해마다 수능 만점자의 ‘사이다’ 발언은 화제를 부른다. “수업에 충실했다” “잠을 충분히 잤다”와 같은 맛없는 소감이 사라진 지 오래다. 예비고사와 본고사, 학력고사 시절엔 ‘수석’은 있어도 만점은 없었다. 그러다가 수능 시행 5년 만인 1999학년도부터 만점 레전드가 시작됐다. 1호 주인공은 한성과학고 오승은양. 기자들이 “어떻게 만점을 받았느냐”고 묻자 “모르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우문현답이었다.
 
만점자 영웅 만들기는 우리의 연례행사다. 미국도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SAT나 ACT에서 만점자가 나온다. 하지만 별 관심이 없다. 일 년에 일곱 번씩 시험을 치르는 데다 ‘공부의 신(공신)’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는 달라서다. 화제가 된 건 유명 인사의 학창 시절 SAT 성적.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1590점, 조지 W 부시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각각 1206점과 1032점이었다. 뉴욕타임스가 2014년 보도(1600점 만점 환산 기준)했는데 부시와 클린턴의 심기가 어땠을까.
 
올해 수능 성적표는 내일(12일)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가채점 결과 예상 만점자는 재수생 9명, 재학생 2명이라고 한다. 일부는 성급하게 인터뷰까지 했다. 문득 2002년 ‘김치국 사건’이 떠오른다. 당시 김치국의 고3 성적은 중상위권이었는데 9월 모의고사에서 만점을 찍더니 수능 가채점도 만점이라고 했다. 집중력이 비결이라고 밝힌 기적 같은 ‘공신’ 스토리에 전국이 들썩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해 만점자는 없었다. 김군이 상위권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김치국이 김칫국부터 마셨던 걸까. 미스터리였다. 이번엔 그런 일이 없겠지. ‘지진 수능’ 만점자들이 쏟아낼 사이다 발언이 궁금해진다.
 
양영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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