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나만의 가치’에 아낌없이 지갑 연다 … 굿즈 열풍

‘문재인 시계’는 청와대 초청 행사 참석자에게만 증정된다. [사진 청와대홈페이지]

‘문재인 시계’는 청와대 초청 행사 참석자에게만 증정된다. [사진 청와대홈페이지]

‘이니굿즈, 평창굿즈, 아이돌굿즈….’ 굿즈 열풍이 거세다.
 

밀레니얼 세대 새 소비트렌드
문 대통령 시계·책 등 ‘이니굿즈’
롱패딩·스니커즈 ‘평창굿즈’ 완판
방탄 티머니카드 25만장 금세 동나

과도한 기업 마케팅과 결합 땐
과소비·충동구매 현상 부를 수도

봉황 문양이 새겨진 ‘문재인 찻잔’도 이니굿즈로 인기다. [사진 청와대홈페이지]

봉황 문양이 새겨진 ‘문재인 찻잔’도 이니굿즈로 인기다. [사진 청와대홈페이지]

이니굿즈란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인 ‘재이니’의 ‘이니’와 상품이란 뜻인 ‘굿즈(goods)’의 합성어로 ‘문재인 우표’로 시작해 시계·텀블러·책·피자로 이어지고 있다. 이니굿즈에 이름만 올려도 매출이 급증하는 이유는 취임 이후 고공행진 중인 지지율 덕분이다. 심지어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이 기획재정부에 보낸 피자 350판의 주인공 피자마루도 ‘이니굿즈’에 합류했다. 피자마루 측에 따르면 6일 이후 일부 가맹점은 매출이 40% 이상 급증하는 등 평균 30%가량 뛰었다.
 
굿즈는 본래 일본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유래한 말로 아이돌 사진을 넣은 티셔츠·머그잔·열쇠고리에서 출발했다. .
 
굿즈 열풍에 기름을 부은 ‘평창 롱패딩.’ [사진 롯데백화점]

굿즈 열풍에 기름을 부은 ‘평창 롱패딩.’ [사진 롯데백화점]

평창굿즈도 굿즈 열풍을 이끌고 있다. 롯데백화점 측에 따르면 추가 생산 즉시 완판 행진을 이어간 ‘평창 롱패딩’에 이어 내년 1월에 선보이는 ‘평창 스니커즈’ 5만 켤레도 이미 예약 판매가 완료됐다. 평창올림픽 입장권 판매가 지지부진한 것에 비하면 의아할 정도다. 평창 롱패딩이 14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즉 가성비로 경쟁했다면 평창 스니커즈는 다른 브랜드와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굿즈의 원조인 아이돌 굿즈 시장은 이제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신세계면세점 오픈 때부터 단독 매장을 YG스토어의 화장품 브랜드 ‘문샷(moonshot)’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면세점 안주연 부장은 “지드래곤 향수 제품인 ‘GD오드뜨왈렛’이 특히 인기”라고 말했다. 문샷은 말레이시아 세포라에 점포 14개를 낸 이후 최근 독립매장까지 론칭하며 동남아에 안착했다.
 
발매 한 달 만에 25만장이 팔린 ‘방탄소년단 CU플러스티머니’ 카드. [사진 한국스마트카드]

발매 한 달 만에 25만장이 팔린 ‘방탄소년단 CU플러스티머니’ 카드. [사진 한국스마트카드]

편의점 CU가 지난 6월 내놓은 ‘방탄소년단 CU플러스티머니’ 카드는 한 달 만에 25만 장이 다 팔렸다. 덕분에 CU 교통카드 7월 매출은 전월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최근엔 방탄소년단 치약·칫솔도 나왔다. 2000년대 초반 아이돌 콘서트장에서 팔던 응원봉·브로마이드·열쇠고리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굿즈 열풍의 진원지는 밀레니얼 세대다. 나이로 치면 1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으로 이들은 꼭 필요한 제품을 구매한다기보다는 소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이른바 가치소비를 중시한다. 브랜드 컨설팅업체 제이앤브랜드 정지원 대표는 “허니버터칩부터 시작해 아이돌 굿즈, 롱패딩은 생필품보다는 잉여소비에 가깝다. 하지만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니라 그로 인한 소통, 공감, 유대이기 때문에 기꺼이 돈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무 피자가 아니라 대통령이 선택한 피자, 아무나 살 수 있는 옷이 아닌 한정판, 친구들이 모두 입기 때문에 나도 있어야 하는 것 등 구매·소비와 동시에 뭔가 얘기가 되는 그러니까 스토리텔링이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가치소비’의 매개는 IT·모바일이다. 이 교수는 “아침에 눈을 뜨면 모바일을 켜고 ‘뭐 새로운 게 없나’ 찾게 됐다”며 “뉴스뿐만 아니라 소비의 대상도 그렇다”고 말했다.
 
굿즈 열풍은 소비 패턴의 변화를 예고한다. 정 대표는 “예전 좋은 제품을 고르는 시대가 소비의 1단계, 그런 제품을 어디서 살 것인가를 정하는 플랫폼 우선의 시대가 2단계라면 지금은 ‘나에게 의미 있는 제안을 하는 제품’을 찾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이는 밀레니얼 세대, 일부 덕후(‘오타쿠’의 한국식 표현)들만의 얘기가 아니라 전 세대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굿즈 과열 현상으로 인한 문제점도 있다. 소비의 쏠림 현상이 기업의 과도한 마케팅과 결합하면 과소비·충동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롱패딩의 주요 소비층인 중·고생은 불과 수년 전 ‘등골 브레이커’ 논란을 빚은 헤비다운·사파리형 재킷의 주 구매층이었다.
 
또 상품 경쟁력이 아닌 외부 요인으로 인한 유행은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이니피자로 일컫는 피자 브랜드가 대통령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했다면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기업은 누군가에 기댄 이미지보다 나름의 경쟁력을 구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 실제 피자마루가 ‘이니굿즈’로 화제가 된 시각, 경쟁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판매가 저조했다. 인천 지역 한 피자 가맹점 직원 A씨는 “요즘 할인 행사를 하고 있어 주문이 꽤 들어오는 편이었는데, (피자마루가 화제가 된) 6일 오후 9시 반부터 갑자기 주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