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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과 동떨어진 우리 정부 북핵 인식이 불안하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에 미국 선수단의 참가 여부가 ‘미정’이란 미국의 잇단 목소리는 충격적이다. 파문이 커지자 미 올림픽위원회가 “평창에 선수단을 보낼 것”이라 말하고 청와대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가를 약속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이 올림픽 전후의 한반도 상황을 ‘북핵 위협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극비리에 미 국방부 펜타곤 등 워싱턴을 방문한 게 군사옵션 검토를 위해서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건 중국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다. 지린(吉林)성 당 기관지가 핵 피폭(被爆) 시 대비 요령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데 이어 어제는 북·중 접경 지역에 중국이 북한 난민 수용소 5곳을 건설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북한 돌발사태 발생을 상정한 것이다. 북한 난민 유입을 우려하는 중국이 실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특히 지난달 말 미·중 고위 장성들이 쿠바 미사일 위기 사례 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했다는 미 언론 보도는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하려는 미·중의 공통된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북핵 위기가 고조될 경우 미·중이 양국 협력 하에 해상 봉쇄에 들어가고 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핵 위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안이한 인식은 이런 미·중과 큰 차이를 보여 걱정이다.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말처럼 편안할 때도 위기를 생각해야 마땅한데 우리는 위험이 닥쳤는데도 굳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외교부 장관이 미 CNN 앵커로부터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에 파묻고 있는 건 아니냐”는 힐난까지 듣는 게 아닌가. 게다가 현 정권의 중량급 인사인 이해찬 의원이 그제 쌍중단(雙中斷)과 쌍궤병행(雙軌竝行) 등 “한·중이 북핵 문제에 관해 입장이 똑같다”며 중국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 또한 걱정스럽다. 어떻게 북한의 불법적 도발과 한·미의 합법적 방어훈련이 같은 가치를 갖는가.
 
중국 언론이 “북한의 1차 공격 대상은 한국”이라 하는데도 우리 정부는 북핵 위기를 북·미가 풀 문제라는 방관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전군 주요 지휘관 초청 오찬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을 조속히 갖추라고 지시한 것도 지금이 과연 그걸 강조할 때인지 의문이 든다. 정부는 희망적 사고가 아닌 냉철한 현실 인식에 기초해 현재의 북핵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 모두가 북핵 위협을 ‘임박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대응책 마련에 부산한데 왜 우리만 눈앞에서 벌어지는 위협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인가. 정부의 실패는 5000만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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