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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판사 블랙리스트' 조사 대상 PC는 4대…"당사자 동의 없어 조사 못해"

판사들의 성향을 담은 문서로 알려진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재조사위원회'(위원장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용했던 컴퓨터(PC) 하드디스크 등 법원행정처 PC 4대의 저장장치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조사위는 당사자 동의를 얻지 못해 아직 파일 조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8일 재조사위는 법원 내부망 공지를 통해 “조사를 위해 법원행정처 PC 4대의 저장장치를 보존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 동의 등 선결조건이 이행되지 않아 아직 조사를 시작하지 못했다”고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당초 재조사위가 보존 조치한 PC는 행정처 전‧현직 기획심의관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사용한 3대로 알려져 있었다. 여기에 한 대가 추가된 것이다. 추가된 PC는 임 전 차장이 사용했던 것이다. 임 전 차장은 지난 3월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행사를 축소하려 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했다. 재조사위 관계자는 "임 전 차장이 사용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행정처에서 보관 중이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경기도 일산동구 장항동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4차 회의에 법관들이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 4일 경기도 일산동구 장항동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4차 회의에 법관들이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재조사위가 행정처 PC 4대의 저장장치를 확보함에 따라 당초 전국법관대표회의 요구사항이 모두 관철됐다. 법관대표회의는 지난 6월 1차 회의 때 채택한 결의문에서 “임종헌 전 차장, 이 전 상임위원 및 기획조정실 소속 법관들이 2016년, 2017년에 업무상 사용하였던 컴퓨터와 저장매체에 대하여, ‘현안 조사 소위원회’의 참여 하에 적절한 방법으로 보전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재조사위에는 법관회의 대표인 민 고법 부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고, 법관회의 현안조사 소위원장인 최한돈 인천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의 법관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다. 재조사위는 PC를 사용했던 당사자들의 동의를 전제로 이번 주 안에 파일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파일 조사에 동의하지 않아 조사가 늦어지는 상황이다.
 
재조사위는 “현재 정치권, 언론 등에서 관련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한지 등에 관한 여러 문제 제기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본격적 조사가 개시되는 경우 전개될 상황을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당사자 동의가 필요한지에 관한 논란이 있지만 법관이 사용한 컴퓨터에 저장된 문서를 열람하는 것이기에 법리적으로 접근하기 전에 먼저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지속해왔고, 현재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PC 조사를 두고 법원 내부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외부에 알려져선 안되는 법원행정처의 내부 자료들이 유출될 것을 우려해서다. 특히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 설치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면서 이와 관련한 국회 입법 동향과 대법원장 지시사항 등 기밀 수준의 자료가 유출될 경우 법원 안팎에 미칠 파장이 막대해 ‘사법부의 판도라 상자’로 불리기도 한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당사자 부동의’와 ‘외부 유출 우려’를 이유로 법관회의의 재조사 요구를 거부했다. 익명을 요구한 법원의 한 관계자는 “당사자 동의를 받지 않고 PC 파일을 열어보는 건 영장 없는 강제수사나 다름없다는 의견이 많아 재조사위에서도 강제조사를 진행하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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