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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마케팅을 벤치마킹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부메랑 효과. 과거 도움을 받던 개발 도상국이 경쟁력을 키워 오히려 도움을 준 선진국과 경쟁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중국의 3대 디지털 마케팅 회사중 하나인 제일 펑타이(이하 펑타이)에게 딱 알맞는 수식어다.  
 
중국의 로컬 마케팅 회사였던 펑타이는 지난 2009년 국내 최대 광고 대행사인 제일기획에 인수됐다. 그 후 공상은행, 차이나 모바일, 삼성전자, 타이캉 보험 등 중국 국내외 대기업들의 디지털 마케팅을 대행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중국 디지털 마케팅 분야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한발짝 빠른 마케팅 전략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만나 만들어 낸 시너지 효과였다.  
 
2010년 펑타이는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처음에는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이 타깃이었다. 그러나 몇년전부터는 한국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국향 마케팅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펑타이 코리아는 2017년을 한국향 사업 원년으로 선언했다. 한국 마케팅 시장에 당당하게 내민 도전장이다.  
 
지난 30일 펑타이 코리아 강남 오피스에서 최원준 펑타이 코리아 지사장을 만났다. 중국의 마케팅 트렌드에 대한 얘기를 듣기 위해서다. 이하 최 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최원준 펑타이 코리아 지사장 [사진: 차이나랩]

최원준 펑타이 코리아 지사장 [사진: 차이나랩]

최근 중국 마케팅 업계의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는 무엇인가?
 
모바일이다. 현재 중국의 젊은이들은 24시간 모바일 접속 중이다. 평균 15분에 한번 스마트폰을 확인한다는 통계도 있다. 모바일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일반 대중들의 놀거리가 부족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자본과 서비스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모바일을 놓치면 중국 마케팅을 얘기할 수 없다.  
 
엔터테인먼트도 중요하다. 중국에서는 현재 우리가 소위 'B급'이라 불리는 직접적이고 직설적인 마케팅도 인기다. 한국 기업들의 마케팅이 브랜딩에 중점을 둔다면, 중국은 실제로 어떤 재미를 줄 수 있느냐에 방점을 찍고 있다. 모바일을 비롯해 사물 인터넷,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을 이용한 체험형 마케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수용도 역시 한국 고객들 보다 높다는 판단이다. 최근 중국에서 다양한 마케팅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몇가지 사례를 소개해달라?
 
중국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자금성(紫禁城, 고궁)의 마케팅이 인상적이다. 고대 황제 삽화를 애니메이션화해 힙합, 랩, 댄스 등 접목시켰다. 예를 들면 당나라 황제가 선글라스를 끼고 춤을 추는 이모티콘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거나, 관련 클립 영상을 동영상 플랫폼에 업로드 하는 식이다. 과감하게 권위를 던져버렸다. 이 콘텐츠는 350만회에 육박하는 페이지 뷰를 달성했다.  
중국 자금성 마케팅 [자료: 텐센트, NEXTIDEA]

중국 자금성 마케팅 [자료: 텐센트, NEXTIDEA]

중국의 유명 화장품 회사인 바이췌링(百雀羚)은 세로 길이가 무려 4m가 넘는 모바일 스토리 광고를 선보이며 화제가 됐다. 실제 스마트폰으로 4m를 스크롤해야 끝나는 광고다. 시도된 적이 없는 모바일에 특화된 마케팅이다. 이 광고는 30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중국 마케팅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다.  

중국 바이췌링 어머니의 날 스페셜 에디션 패키지 홍보 및 할인 이벤트 모바일 광고 [자료: 바이췌링, 제일 펑타이]

중국 바이췌링 어머니의 날 스페셜 에디션 패키지 홍보 및 할인 이벤트 모바일 광고 [자료: 바이췌링, 제일 펑타이]

펑타이 베이징 본사는 지난 2015년 중국의 유제품 업체인 이리(伊利)와 사물인터넷(IoT)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다. 버스 손잡이에 센서와 스크린을 달았다. 출근 길에 직장인들이 손잡이를 잡으면 자신의 심박수와 체지방을 측정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다운받아 매장을 찾으면 이리 우유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3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프로모션에 참여했다.  

펑타이가 중국의 유제품 업체인 이리(伊利)와 진행한 대중 교통 프로모션 [사진: 펑타이 베이징 본사]

펑타이가 중국의 유제품 업체인 이리(伊利)와 진행한 대중 교통 프로모션 [사진: 펑타이 베이징 본사]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경우 온라인 몰들을 오프라인으로 옮겨와 스마트 미러, 스마트 쇼룸, 안면 인식 등 다양한 모바일 체험을 제공하는 실험도 진행한다. 최근 중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온오프라인 융합인 신소매(신링셔우)프로젝트다. 현재 중국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디바이스와 기술을 활용,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IMC(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중국 광고'라 하면 80~90년대의 촌스러움이 연상되곤했다. 상전벽해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들이 폭발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시장규모와 자본이 받혀주다보니, 새로운 시도들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이 생기고 있다.  
 
주목해야할 점은 실리를 추구하는 업계 분위기다. 한국 기업들은 브랜딩을 중시한다. 어떤 재미적인 요소나 체험을 진행할 때, 이게 브랜드의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섬세하게 보면서 움직인다. 반면 중국은 관심을 끌고 재미만 줄 수 있다면 과감한 컨텐츠도 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가 부정적인 요소도 있겠지만, 다양성을 만들어가는 데는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인들의 개방적인 성향도 한 몫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새로운 것을 더 빨리 받아들인다?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도가 상당히 높다. 실제로 다양한 체험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예상보다 참여율이 높게 나온다. 최근 중국에서 드론으로 졸업사진을 찍고 여기에 다양한 그래픽 효과를 넣는게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젊은이들은 2~3년전부터 모바일 지갑(余额宝, 위어바오)에 돈을 넣어 자산관리를 하고 있는게 대표적인 예다.  
드론을 이용한 졸업사진 촬영 [사진: 중국신문망]

드론을 이용한 졸업사진 촬영 [사진: 중국신문망]

 한국과 중국의 앱스토어를 한번 비교해보자. 중국은 상위권에 동영상, O2O, 핀테크, 게임 등 다양한 앱들이 골고루 자리잡고 있다. 반면 한국은 셀카 등 사진 관련 앱이 상당수다. 중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나 콘텐츠가 빠르게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한국과 중국의 인구차이는 약 26배 차이가 나는 반면, 온라인 서비스 활용 데이터를 보면 몇 백배, 높게는 몇 천배까지 차이가 난다.  
 
최근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셀카 영상 클립의 유행이 시작된 곳이 콰이(快手) 등 중국 서비스였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전에는 중국 업체들이 우리를 벤치 마킹했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배워야할 게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수용도 뿐만 아니라 시장 사이즈, 플랫폼 환경 등 다양한 요인들을 함께 봐야 할 문제다.  
 
일명 '왕훙(网红)'으로 불리는 인터넷 스타 관련 시장도 상당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왕훙을 하나의 현상으로 설명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복잡한 생태계를 갖춘 산업 카테고리의 하나로 자리잡은 상태다. 왕훙을 육성하는 에이전시, 동영상 플랫폼, 커머스 왕훙에게 상품 공급하는 생산 공장, 물류 센터, 마케팅 업체 등이 톱니바퀴처럼 산업을 움직이고 있다. 콘텐츠도 한국은 게임과 먹방 등에 집중돼 있는 반면 중국은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교육, 여행, 뉴스 등으로 세분화 되어 있다.  
 
중국 왕홍 생태계 [자료: 아이리서치]

중국 왕홍 생태계 [자료: 아이리서치]

왕훙 열풍의 기저에는 결국 '표현'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만의 개성을 어떻게 표현하고 눈에 띌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다. 중국사람들은 이런 열망이 상당히 큰 것 같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싸이월드를 중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일을 한적이 있다. 신기한 점이 있었다.  한국 이용자들은 사진첩을 많이 이용하는 반면, 중국은 텍스트를 활용한 일기장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자신을 나타내는 데 있어 우리는 비주얼쪽인 부분에 방점이 찍혀 있고, 중국은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국 마케팅,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중국은 이렇다더라" 이런 정형화된 이미지로 접근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땅덩이가 큰 만큼 지역적인 색채가 있고, 연령대 별로 다른 특징이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플랫폼 기술의 발달과 함께 특정 집단,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한 타깃팅이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게 받아들여 지고 있다.  
 
또다른 하나는 이제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올라오면서 중국 사업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시장이 크고 자본도 많다. 그만큼 변화하는 속도도 빠르다. 이제는 중국에서 앞서가고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들어오 것도 유효할지 모른다.  
 
중국 현지 경험이 풍부하다. 중국 비즈니스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 하나를 꼽자면?
 
앞에서도 얘기했듯 '실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중국에서는 경쟁사 간, 경쟁 서비스간 통합이 상당히 빠르게 이뤄진다. 이 시장에서 더 이상 경쟁하다가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언제 경쟁했냐는 듯이 금방 손을 잡는다. 이런 실리적인 판단에서 오는 속도감에 익숙해져야 한다.  
 
About 최원준 지사장?
현(現) 제일기획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인 펑타이의 한국 지사장. 고려대 중문과를 졸업한 후 라이코스 코리아, MTV 아시아, 싸이월드 차이나, 펑타이 베이징 본사, 광저우 등에서 근무했다. 중국에서 10년 넘게 디지털 마케팅 관련 비즈니스를 경험한 중국 마케팅 전문가다.  
 
차이나랩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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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