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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여명 女선수에 성범죄…체조대표팀 주치의 징역 60년

지난달 22일 법정에 선 래리 나사르. [AFP=연합뉴스]

지난달 22일 법정에 선 래리 나사르. [AFP=연합뉴스]

 스포츠계 최대의 '미투(MeToo)' 사건의 장본인 래리 나사르(54) 전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에게 미시간주 연방 법원이 징역 60년형을 선고했다. CNN 등 외신은 7일(현지시간) 재닛 네프 판사가 사실상 종신형에 달하는 징역 60년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아동 포르노물을 다운받고 소지했으며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아동 포르노물은 나사르 박사가 저지른 비행의 일부일 뿐이다. 그는 대표팀 주치의 지위를 이용해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성폭행·성추행 등의 범죄를 저질러왔다. 2012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피어스 파이브' 팀의 선수를 포함해 140명이 넘는 여성과 소녀가 피해를 고발했다.  
레이챌 댄홀랜더 선수(가운데)가 존 맨리 변호사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레이챌 댄홀랜더 선수(가운데)가 존 맨리 변호사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2016년 최초로 폭로에 나선 체조선수 레이챌 덴홀랜더는 선고 후 이 사건은 대학 선수 프로그램부터 스포츠 운영 단체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에서의 실패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덴홀랜더는 "2000년 등이 아파 그를 찾아갔는데 가슴을 더듬고 속옷을 벗겼다. 당시 나는 15세였다"고 증언했다. 최근엔 금메달리스트인 맥카일라 마로니 선수도 트위터에 'MeToo' 해시태그를 달고 "13살 때부터 성추행 당했다. 나는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꿈이 있었고, 그곳에 가기 위해 불필요하고 역겨운 것들을 참아야만 했다"고 폭로했다.
 
1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대표해 소송을 맡은 존 맨리 변호사는 "시스템은 여성들에겐 20년간 실패작이었다"면서 "맥칼리아 마로니와 다른 희생자들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법정에서 가해자와 마주하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나사르는 4번의 올림픽에서 미국 체조대표팀의 팀 닥터를 맡았다. 1997년부터 2016년까지 미시건 주립대 부교수로 있으면서 여성 선수를 위한 팀 닥터로 일했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04년 아동 포르노를 다운받아 수십년간 하드에 사진과 영상 수천 개를 저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세 미만 어린이를 성적 대상물로 삼은 포르노도 있었다. 그는 유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아동 성착취와 성착취 시도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않는 '형량 협상'을 벌였다. 당초 2015년 미성년자 2명과 불법 성관계를 한 혐의도 목록에 포함돼 있었지만 이를 제외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 검찰은 나사르의 범죄 행위에 대해 '전체 범위'를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아동 포르노 활동과 아동 성행위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행위의 심각성, 아주 많은 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 충격은 더 이상 과장해 말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밝혔다. 
법정 선고 이후 레이챌 덴홀랜더(왼쪽) 등 피해를 입은 선수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법정 선고 이후 레이챌 덴홀랜더(왼쪽) 등 피해를 입은 선수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올림픽 위원회와 미시건 주립대 모두 어린 선수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 맨리 변호사는 "이것은 미국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나사르 스캔들로 미국 체조협회장이 사임했다. 미시건주립대는 나사르를 해임했다. 미시건 주정부는 지난 4월 나사르의 의료 면허를 3년간 취소하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나사르는 감방에서 피해자들의 민사 소송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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