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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WHO 기준 두 배 넘는 미세먼지 마시고 산다

한국인들은 1년 내내 세계보건기구 권고치의 두 배가 넘는 미세먼지가 포함된 공기를 마시고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안개와 미세먼지로 뿌옇게 변한 지난 3일의 서울의 모습이다. 서울 지역은 이날 오후 한때 미세먼지 나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한국인들은 1년 내내 세계보건기구 권고치의 두 배가 넘는 미세먼지가 포함된 공기를 마시고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안개와 미세먼지로 뿌옇게 변한 지난 3일의 서울의 모습이다. 서울 지역은 이날 오후 한때 미세먼지 나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우리 국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권고 기준의 두 배가 넘는 미세먼지(PM-10)를 일상적으로 마시고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의 연평균 권고기준은 ㎥당 2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이 1g)인데 비해 우리 국민이 숨 쉬는 공기 속 미세먼지 양은 48㎍/㎥로 분석됐다.
중앙일보 환경팀은 국립환경과학원이 매년 발간하는 대기환경연보를 바탕으로 대기오염 측정망이 갖춰져 있는 서울 등 전국 78개 도시의 2014~2016년 3년 치 미세먼지(PM-10) 평균농도를 계산했다.
해마다 달라지는 기상 조건에 따라 미세먼지 오염도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3년 평균치를 산출해 비교했다. 
그래픽=박춘환·심정보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심정보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전체 78개 도시의 평균치는 49㎍/㎥이었으며, 서울은 전국 평균보다 나은 46㎍/㎥이었다.
도시별로는 경기도 이천·평택·포천 3곳이 3년 평균 62㎍/㎥로 오염도가 가장 높았는데, 소규모 공장이나 노천 소각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남 순천과 여수가 35㎍/㎥로 오염도가 가장 낮았으며, 이들을 포함해 남해안이나 동해안 등 해안도시들의 공기가 상대적으로 깨끗했다.
 
하지만 WHO 권고기준인 20㎍/㎥를 달성한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국내 연평균 환경기준인 50㎍/㎥를 초과한 곳은 30개 도시였고,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전체 국민의 25%인 1288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도시별 오염도와 각 도시의 주민등록인구를 고려해 국민 전체의 평균적인 노출 농도를 산출한 결과, 48㎍/㎥로 나타났다.

평균 노출 농도 산출시, 측정망이 갖춰지지 않은 지역의 인구 482만명에 대해서는 전국 평균 오염도인 49㎍/㎥를 적용했다.
2010년 WHO가 발표한 각국의 미세먼지 노출 농도를 보면 일본과 영국은 21㎍/㎥, 독일 23㎍/㎥, 미국 20㎍/㎥, 캐나다 11㎍/㎥ 등이었다.

반면 개발도상국인 중국은 90㎍/㎥, 멕시코 79㎍/㎥, 방글라데시 163㎍/㎥, 파키스탄 282㎍/㎥ 등이었다.
 
먼지 입자 크기가 더 작은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아직 관측망이 부족한 데다, 측정치가 빠진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50% 이상 관측값이 있는 33개 도시를 대상으로 초미세먼지 오염을 비교한 결과, 오염이 가장 심한 곳은 전북 익산으로 36㎍/㎥이었다.
또 강원도 원주가 35㎍/㎥, 경기도 김포와 전북 고창이 33㎍/㎥로 뒤를 이었다.
33개 도시 전체 평균치는 26㎍/㎥로 국내 연간 환경기준 25㎍/㎥를 초과했다.

가장 오염도가 낮은 곳은 19㎍/㎥인 제주도 서귀포였으나, WHO 초미세먼지 권고기준인 10㎍/㎥를 웃돌았다. 서울은 26㎍/㎥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거나 운동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우상조 기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거나 운동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우상조 기자

단국대 의대 예방의학과 권호장 교수는 "WHO 기준은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까지의 최대 허용 수준"이라며 "이를 초과한 한국의 경우 미세먼지로 인한 초과사망이 연간 1만80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가 인용한 초과사망 숫자는 미국의 비영리 민간 환경보건단체인 건강영향연구소(HEI)가 초미세먼지 오염도를 바탕으로 추정한 숫자다.
인하대 임종한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도 "WHO 권고 기준을 초과했다는 것은 호흡기질환이나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조기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2060년 기준 100만명 당 1000명 이상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데다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아 미세먼지 오염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미세먼지 오염도는 선진국이냐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며 "각 나라의 산업구조와 에너지·교통·보건 정책이 어우러진 산물이고 국격(國格)"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도 지난 9월 2022년까지 대기오염 배출을 30% 줄이겠다는 내용의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30%를 줄이더라도 안전한 수준으로 대기오염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지난 9월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미세먼지 종합대책발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지난 9월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미세먼지 종합대책발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환경부 홍동곤 대기환경정책과장은 "5년 내 30% 줄이는 것은 가능한 선에서의 최대 목표"리며 "내년 상반기부터 초미세먼지 환경기준을 미국·일본 수준으로 강화할 예정이고, 초미세먼지 측정망도 확충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 24시간 기준은 현행 50㎍/㎥에서 35㎍/㎥로, 연평균기준은 25㎍/㎥에서 15㎍/㎥로 조정된다.
WHO 기준보다 느슨한 미국·일본 수준으로 기준을 강화해도 당장은 이를 충족하는 도시는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동종인 교수는 "환경기준치는 달성 가능성보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는 만큼 강화하는 것 자체는 옳다"며 "대신 오염물질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은 소규모 대기오염 배출원을 찾아내 차단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30% 배출 저감 목표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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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환경부는 지난해 말 현재 264개였던 대기오염 측정망을 올 연말까지 325개로, 2020년까지 505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까지는 전체 측정망의 절반 수준만 초미세먼지를 측정할 수 있었으나, 연말에는 325곳 전체에서 초미세먼지 측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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