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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통과 위력 발휘한 민주ㆍ국민 ‘오월동주’(吳越同舟) 어디까지 갈까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열린 5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에서 팔짱을 낀 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열린 5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에서 팔짱을 낀 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예산 연대’로 한 배를 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오월동주’(吳越同舟)는 어디까지 갈까.  

‘포스트 예산 정국’ 공수처ㆍ선거구제ㆍ개헌 등 과제 산적
사안별 민주당ㆍ국민의당 공통분모 많아 한국당 압박 구도

하지만 정치 셈법 달라 ‘민ㆍ국 공조’ 지속 여부 불투명
지방선거도 변수…“예산 연대와 입법 전쟁은 다르다” 관측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위력을 발휘한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연합 구도가 향후 여의도 정국의 주요 가늠자로 떠오르고 있다. 양당 연대 기류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예산 전쟁’ 이후 앞으로 남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문재인 정부 역점 법안들은 물론 선거제 개편, 개헌 등 중요 사안의 전선(戰線)이 다르게 그어질 수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오른쪽 둘째)가 5일 국회 본회의 시작 전에 만나 악수하면서 얘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오른쪽 둘째)가 5일 국회 본회의 시작 전에 만나 악수하면서 얘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굵직한 정국 현안들에 대한 각 당 입장을 뜯어보면, 상당수의 경우 공통분모가 큰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자유한국당을 포위하는 구도다. 실제 한국당 내에서도 ‘한국당 패싱’ 흐름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6일 다양하게 분출됐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ㆍ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예산안 심사를 보면서 국민의당은 ‘위장 야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표 및 최고위원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표 및 최고위원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성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향후 민주당 주도의 여야 관계 재편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의석분포상 민주당(121석)이 정의당(6석)을 휘하에 두고 국민의당(39석)을 유인하면서 의도적으로 한국당을 배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당장 한국당은 이날 예정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도 ‘날치기 예산 통과’를 이유로 보이콧했다.
 
 구체적인 법안을 놓고 살펴보면,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물밑 거래설이 불거진 공수처 설치법과 선거제 개편을 놓고 벌써부터 2(민주당ㆍ국민의당) 대 1(한국당)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온다.  
 
 우선 공수처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근 당ㆍ정ㆍ청 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하면서까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여권 핵심 과제다. 국민의당에서도 이용주 의원이 공수처 설치 법안을 발의해둔 상태로 필요성에 공감한다. 하지만 한국당은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이미 관할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이 먼저”라며 공수처 설치 논의에 제동을 건 상태다.
 
 선거구제 개편도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교집합 영역에 들어간다. 국민의당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기를 원한다. 한 선거구에서 2인 이상을 뽑는 중대선구제가 되면 다당제 존립 환경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국민의당은 보고 있다. 민주당도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과거 불모지였던 영남 지역에서 상당수 선출직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현행 소선거구제가 민주당과 한국당이라는 거대 양당에 유리한 점도 없지 않다. 민주당이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올인하지 않은 것도 그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정치 셈법이 다르고 영남 기반 한국당도 선거구제 개편에 부정적인 만큼 관련 논의가 성과물을 낼지는 미지수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선거제 개편 논의 테이블을 차려도 한국당이 비토(거부) 하면 게임 끝”이라며 회의론을 폈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한 관계자도 “민주당의 솔직한 입장은 ‘선거제 개편 논의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6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주영 위원장(오른쪽ㆍ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이인영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당ㆍ선거분야, 정부 형태(권력구조) 분야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연합뉴스]

6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주영 위원장(오른쪽ㆍ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이인영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당ㆍ선거분야, 정부 형태(권력구조) 분야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연합뉴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헌법 개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하면서 개헌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시정연설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개헌과 관련해서 지금이 적기”라며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난관이 많다. 개헌 과제 중 핵심으로 꼽히는 권력구조 개편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당 입장과 민주당 생각이 다르다. 국민의당 기조는 오히려 한국당에 가깝다. 한국당과 국민의당 의원 상당수가 대통령은 외치를 맡고 의회에서 뽑은 총리가 내치를 맡는 이원집정제 형태를 선호한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도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력구조 면에서는) 국민의당과 한국당이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원하는 목소리가 많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민주당ㆍ국민의당 공조 기류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예산안 처리 과정에선 같은 배를 탔지만 양당이 양보할 수 없는 선거를 앞두고는 ‘각자도생’ 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국민의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곧바로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붙이는 예산과, 상임위→법사위→본회의 과정을 밟아야 하는 입법 과제는 접근법이 완전히 다르다”며 “예산 정국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손을 잡았다고 해도 개혁 입법과 개헌 문제까지 공조를 끌고 갈 수 있을지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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