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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기업 내년 법인세 1조 늘어나 … 재계 “한국만 역주행”

내년부터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과세표준 3000억원 이상)로 올리기로 하면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유독 한국만 ‘역주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중앙일보가 기업재무제표로 ‘법인세 차감 전 당기순이익’을 확인할 수 있는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최고세율을 25%로 올릴 경우 상위 10대 기업이 추가로 내야 할 법인세는 최소 1조1737억원(지난해와 동일한 과세표준 가정)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총 세수 증가분(2조3000억원)의 51% 이상을 이들이 부담한다는 얘기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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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부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삼성전자로 국내에서 부담해야 할 법인세는 13.4%(4327억원) 늘어난다. 삼성전자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가전공장 건설에 들이는 투자비용(3억8000만 달러)을 웃돈다. 올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써내려 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법인세 증가액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한국전력공사·현대자동차는 법인세 부담액이 1000억원 이상 늘어난다. 한국수력원자력·SK하이닉스·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 등도 법인세 부담이 12% 이상 증가한다.
 
이는 지난해 ‘법인세 차감 전 당기순이익’을 과세표준으로 가정하고 분석한 결과다. 법인세는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이 아니라 여기에 각종 세무조정 금액을 가감한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산출하지만 기업들은 이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재계는 실질적인 세금 부담이 경쟁국보다 많은 상황에서 최고세율까지 올라 부담이 더 커졌다고 주장한다.
 
최기호 서울시립대 교수의 ‘한국과 미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 비교’에 따르면 2012∼2016년 삼성전자의 유효법인세율은 20.1%로 미국 애플(17.2%)·퀄컴(16.6%)·TSMC(9.8%)에 비해 높다. LG화학 역시 미국 다우케미컬 독일 바스트, 일본 도레이사보다 부담이 컸다. 유효법인세율은 기업이 낸 세금을 회계상 세전 이익으로 나눠 산출한 것으로 기업이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세금을 뜻하는 개념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은 지난해 21.8%로, 미국 10대 기업(18.3%)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지난 몇 년간 정부가 세금 수입을 늘리기 위해 추진한 대기업 대상의 각종 세금공제·감면 축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경쟁국은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조성에 열을 올리는데 한국은 되레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를 만들려 하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세금을 부담할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 한국의 최고세율 25%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2%)을 크게 웃돈다. 여기에 미국 상원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내년 20%로 낮추는 ‘트럼프 감세안’을 통과시켰고, 일본·프랑스·영국 등도 법인세율 인하를 추진 중이다. 내년부터 경쟁국과의 ‘법인세율 역전 현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 부담은 법인세만이 아니다. 연구개발(R&D) 세액 공제 축소, 설비투자 세액 공제 축소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실질적인 세 부담은 5500억원 정도 추가로 늘어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는 결국 제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투자 둔화 등의 부작용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정부의 혁신성장을 이끌려면 기업의 투자를 촉진해야 하는데, 되레 이를 막는 방향으로 정책이 흐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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