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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 - 인간 의사 판단 가까워졌다 … 1순위 처방 56% 일치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암센터에서 의료진이 참석한 가운데 유방암 환자를 위한 왓슨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의료진 5~6명이 논의를 거쳐 환자 진단·치료법을 정하고 왓슨에게 의견을 구하게 된다. [사진 길병원]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암센터에서 의료진이 참석한 가운데 유방암 환자를 위한 왓슨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의료진 5~6명이 논의를 거쳐 환자 진단·치료법을 정하고 왓슨에게 의견을 구하게 된다. [사진 길병원]

조태현(62)씨는 지난해 11월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다. 그달에 가천대 길병원에서 결장 절제 수술을 받았다. 그 이후 6개월간 폴폭스라는 항암제를 투여하는 치료를 받았다. 지금은 석 달마다 질병 상태 검사를 받는다. 재발하지도 않았다. 비교적 건강한 상태다.
 

길병원 도입 1년 557명 진료 분석
과거 처방 비교했을 땐 49%만 같아
“왓슨은 학습으로 능력 올라가고
인간 의사는 AI 이해하게 돼”

AI 진료, 대장·유방암 환자가 54%
환자 94%는 “왓슨 진료 매우 만족”

조씨가 투여받은 항암제는 ‘인공지능(AI) 의사 왓슨’이 골라 준 약이다. 왓슨은 당시 의료진이 조씨의 의료정보를 입력한 지 8초 만에 “다른 약보다 생존율이 높다”며 이 약을 추천했다. 이 병원의 ‘인간 의사’ 5명은 10여 분간 논의 끝에 항암제를 선택했는데 이들도 왓슨과 같은 약을 추천했다. 인간과 왓슨의 판단이 일치했고 그 약은 효험이 있었다.
 
인공지능 의사 왓슨이 국내 의료 현장에 활용된 지 1년이 지났다. 왓슨의 1년 진료 성적표가 꽤 화려하다. 1년간 557명을 진단했다. 처음에는 대장·위·유방·폐 등 4개 암만 진단했지만 이제는 자궁·난소·전립샘·방광암까지 8개의 암 환자를 본다. 조만간 갑상샘·간암도 추가될 예정이다. 웬만한 혈액종양내과 의사를 능가한다.
 
길병원에 이어 부산대·대구가톨릭대·계명대동산·건양대·조선대·전남대병원 등 6개 대학병원이 왓슨을 도입해 진료 현장에 활용하고 있다.
 
왓슨 진료

왓슨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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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은 5일 ‘왓슨 도입 1주년 심포지엄’을 열고 그간 실적을 분석해 공개했다. 왓슨 진료 환자 557명을 분석한 것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의견이 일치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절반 이상의 환자가 둘이 제시한 최선의 치료법이 일치했다. 백정흠 길병원 대장외과 교수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대장암(결장) 환자 118명의 치료법을 비교한 결과 의료진과 왓슨의 ‘1순위’ 치료법이 같은 비율은 55.9%였다.
 
백 교수는 2009~2016년 인간 의사의 처방에 따라 치료받은 환자 656명의 의료정보를 입력해 왓슨의 판단을 구했다. 그랬더니 48.9%의 환자가 일치했다. 1순위 치료법만 따질 경우 인간과 인공지능의 판단이 과거보다 더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1년간의 환자 118명의 2순위 치료법까지 확대하면 인간과 인공지능 의사의 생각이 같은 경우는 78.8%로 더 높다. 위암은 72.7%다. 백 교수는 “왓슨의 능력이 향상됐고 인공지능 시스템을 대하는 의료진의 시각이 달라지면서 신뢰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왓슨은 환자 임상자료와 의학저널·교과서 등을 스스로 분석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강력 추천’ ‘추천’ ‘비추천’ 등 세 가지로 나눠 의료진에게 결론을 제시한다.
 
왓슨 시스템. [사진 길병원]

왓슨 시스템. [사진 길병원]

왓슨 시스템을 실행하고 환자 자료를 입력하면 추천·비추천 치료법이 나온다. [사진 길병원]

왓슨 시스템을 실행하고 환자 자료를 입력하면 추천·비추천 치료법이 나온다. [사진 길병원]

왓슨을 이용하는 이는 누굴까. 길병원에서 인공지능 진료를 택한 환자는 대장·유방암에 걸린 여성이 많았다. 557명 중 두 암에 걸린 경우가 299명(54%)으로 절반을 넘었다. 또한 3기에 해당하는 환자가 248명(47%)이었다. 백 교수는 “암이 상당히 진행된 중증 환자들은 인공지능에 기대하는 바가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환자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길병원이 올 10~12월 왓슨 진료를 받은 환자 51명에게 물었더니 48명(94%)이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 아직 인공지능 의사가 인간 의사를 뛰어넘는 장점을 보여 주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는 “현재의 왓슨은 의사를 대체했다기보다 결정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데 그치고 한국인 환자 특성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다른 병원의 의견을 구하는 ‘세컨드 오피니언’을 왓슨으로 보완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환자 만족도가 올라갔다지만 의료 질적인 변화는 알 수 없다. 왓슨 진단을 받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 1~2년 재발률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분석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인공지능 의사의 영역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왓슨 진단에는 진료비 수가가 없고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는다. 인공지능 진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국가는 아직 없다. 길병원은 왓슨 진단료를 받지 않는다.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다. 환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 특히 지방 국립대병원들은 암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왓슨을 도입한 측면이 강하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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