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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루시드 이어 테슬라까지…전기차 배터리 업계 강자로


삼성SDI, 루시드에는 전기차용·테슬라에는 ESS용 배터리공급
테슬라 판매량 늘어나면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공급 가능성도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삼성SDI가 지난해 12월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모터스와 손을 잡은데 이어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테슬라와도 관계를 맺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테슬라가 호주 남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이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 계약 규모는 3300만 달러(약 358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까지 일본 파나소닉으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독점 공급받아왔다. 또 이번 삼성SDI의 수주가 있기 전까지 파나소닉이 ESS 납품을 담당해왔다.

테슬라는 2014년부터 파나소닉과 합작해 5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배터리 공장인 기가 팩토리를 건설하고 있다. 삼성SDI가 양사의 이같은 돈독한 관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새로운 파트너로 부상한 셈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남호주는 지난해 태풍으로 송전망이 파괴되면서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은 후 ESS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테슬라가 '100MW(메가와트)/129MWh(메가와트시) 규모'의 공급 계약을 따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계약 완료 후 100일 안에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면 공짜로 전기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기한을 맞추기 위해 신속하게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찾았다는 분석이다.

이는 파나소닉이 ESS에 들어가는 배터리 수요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추후에는 테슬라와 삼성SDI의 협업 관계가 더욱 깊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테슬라의 판매량이 늘어나면 배터리 공급선 다변화를 위한 일환으로 파나소닉 외에 다른 업체를 추가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SS용 중대형 배터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와 생산라인 공유가 가능하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에 중점을 두고 있고, ESS용 배터리는 충방전 수명과 출력이 중요하다.

삼성SDI는 테슬라의 대항마로 꼽히는 루시드모터스와도 손을 잡았다. 루시드모터스는 2007년 설립된 '아티에바'가 본격적인 전기차 생산 및 판매를 위해 사명을 바꾼 업체다.

삼성SDI는 루시드모터스가 내년부터 양산하는 하이엔드급 스포츠 세단에 탑재되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이를 위해 루시드모터스는 7억 달러(약 8141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 카사그란데에 연산 1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루시드는 '에어' 차량 가격을 5만2000달러에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계약금은 2500달러다. 에어는 400마력에 한 번 충전으로 386㎞ 주행이 가능한 모델이다. 내년부터 차량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도 물살을 탈 전망이다.

루시드는 기술책임을 맡고 있는 피터 롤린슨가 테슬라 모델S 개발 책임자였다. 개발 및 경영진이 대부분 테슬라 출신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경쟁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SDI가 루시드에 공급하게 될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 출력, 수명, 안전성 면에서 성능이 우수하고, 전기차 충전 환경에 적합하도록 잦은 급속 충전과 방전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가 루시드모터스에 공급하게 되는 배터리는 지름 21㎜, 높이 70㎜의 '21700' 배터리로 기존 18650(지름 18㎜, 높이 65㎜) 제품에 비해 용량이 약 50% 증가됐다. 특히 셀을 엮어 팩으로 제작할 시 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의 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삼성SDI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에서 248.9MWh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80.8%에 달했다. ESS용 배터리 시장에서는 3분기에 지난해 3분기의 15%에서 29%로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올해 글로벌 ESS 시장은 신재생 발전 보급 확대 및 국가별 활성화 정책으로 전년 대비 82% 성장한 4.8GWh로 전망되며, 내년에는 72%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SDI는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전기차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는 4000억원을 들여 헝가리에 최첨단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짓고 있다. 5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라인을 갖추고 내년 2분기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울산, 중국 시안에 이어 헝가리에 각각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서 삼성SDI의 역량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헝가리 공장 확보는 유럽 전기차 시장수요에 대응하면서 BMW, 아우디 같은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관계도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forgetmeno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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