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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전쟁 삼국지’ 40석 국민의당 존재감도 실리도 챙겼다

자유한국당 정우택(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4일 오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 합의문을 발표하기에 앞서 문안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정우택(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4일 오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 합의문을 발표하기에 앞서 문안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을 둘러싼 ‘예산 전쟁 삼국지’에서 국민의당이 40석의 힘을 보여줬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제3당인 국민의당이 최대 쟁점인 공무원 증원 규모와 최저임금 인상(일자리 안정자금)을 놓고 사실상의 절충안을 내놓는 결과가 나오면서다. 여소야대 3당 체제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3순위 정당의 위력이다.
 
4일 여야 원내대표가 발표한 공무원 증원 규모는 9475명이다. 당초 민주당은 1만2000여명 증원을 내걸었다가 지난 2일 협상 때 야당의 거센 반대에 부닥치자 1만500명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공무원 증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 예산이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청와대를 의식해 1만명이라는 단위에 집착해 타협을 거부한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꺼내 든 숫자가 8875명이다. 4일 3당 원내대표 간 최종 담판에선 결국 9475명으로 숫자가 정해졌다. 마치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절충한 듯한 결과다. 수치로만 봐도 국민의당 제안과 가장 가깝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안정자금 예산(약 3조원) 역시 김동철 원내대표가 제안한 ‘부대조건 명시’가 교착 상태를 빠져나가게 했다. “정부 원안 대로 가자”는 민주당과 “기업에 대한 혈세 지원은 불가”라는 한국당 사이에서 국민의당은 2018년은 정부 안 대로 가되 2019년에는 기업에 지급하는 직접 지원 방식을 줄이고 세제 혜택 등 간접 지원 방식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합의안은 ‘2019년 이후 정부의 직접지원 규모는 3조원을 넘지 못하며, 세제 혜택 등을 통한 지원 등의 계획을 국회에 보고한다’는 식으로 정리했다. 국민의당 안이 받아들여진 모양새다. 김경진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당이 선도 정당으로 대안을 제시했고 큰 틀에서 타협을 유도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날 합의를 내놓기 위해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집중 공략하는 ‘초록은 동색’ 전략을 노골적으로 구사했다. 민주당(121석)과 국민의당(40석)이 손잡으면 한국당(116석)이 반대해도 의결정족수(151석)를 넘겨 국회 본회의 표결 때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를 뺀 채 김동철 원내대표와 단둘이 조찬 만남을 하며 한국당을 긴장시켰다. 조찬 직후 김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내년 개헌과 함께 선거제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 버티기 위해선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ㆍ대선거구제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앞서 민주당은 ‘호남고속철도 무안공항 경유’라는 초대형 예산 투입에 합의하며 국민의당에 선물을 안겼다. 
 
이 때문에 예산 전쟁은 한국당이 전면에서 치렀는데 존재감과 실리는 국민의당이 챙겼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은 예산에 이어 향후 법안ㆍ개헌안 처리까지 염두에 두고 국민의당을 챙기는 포석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공무원 증원 1만명이 깨지는 등 핵심 사안을 양보한 게 아쉽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이 정도면 선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당은 그러나 뇌관을 남겼다. 합의안에 공무원 증원과 법인세율 인상 합의에 대해 ‘한국당 유보’라는 단서 문구를 포함했다. 합의안 발표 직후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도 “만족할 수 없다”는 의원들의 반발이 튀어나왔다. 예결특위 3당 간사 간 협의에서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일자리 안정자금도 큰 문제”라며 “미래 세대에 죄를 짓는 것으로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한국당은 5일 오전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본회의 표결 참석 여부를 논의한다. 
 
김형구ㆍ김록환ㆍ안효성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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