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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공무원까지 뛰어든 아파트 ‘죽통작업’ 불법 분양 가능했던 이유는

주택 청약 사이트 ‘아파트투유’. [화면 캡쳐]

주택 청약 사이트 ‘아파트투유’. [화면 캡쳐]

‘죽통작업’이란 분양업계 은어가 있다. 이 말은 아파트 분양 때 가점을 허위로 입력, 당첨 시 계약을 포기해 고의로 미분양을 만든 뒤 수의계약으로 분양권을 매도하는 방법이다. ‘죽은 청약통장’, ‘속이 빈 대나무 같은 청약통장’이라는 뜻으로 분양업자들 사이에 통용된다. 
 
죽통작업으로 대규모 분양 비리를 저지른 일당이 적발됐다. 울산 남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아파트 건설 시행사 실제 운영자와 대표·직원, 분양 대행사 운영자, 법원 공무원, 폭력조직 간부 등 9명이 적발돼 이 가운데 6명이 구속기소 됐다.
 
울산지방검찰청은 4일 이 사건의 중간 수사결과를 공개하고 시행사 실제 운영자 A씨(60), 시행사 대표이자 폭력조직 고문인 B씨(50), 울산지방법원 7급 직원 C씨(47), 울산지방법원 6급 직원 D씨(46), 시행사 직원 E씨(40)와 F씨(39)를 구속기소 하고 분양대행사 운영자 G씨(59), 공인중개사 H씨(43·여), 중개 보조원 I씨(43·여)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울산지방검찰청 전경. [연합뉴스]

울산지방검찰청 전경. [연합뉴스]

검찰에 따르면 1182세대의 이 아파트 시행사 실운영자 A씨는 아파트를 분양하며 직원 E·F씨에게‘죽통작업’으로 불법 분양해 돈을 챙기라고 지시했다. 분양 대행사 대표 G씨는 이를 알았음에도 묵인했다. E·F씨는‘떴다방’으로 불리는 이동식 중개업자 H·I씨에게죽통작업을 맡겼다. 떴다방 업자들은 69세대를 죽통작업으로 불법 분양받아 그 대가로 A씨 등에게 9억1500만원을 넘겼다.
 
이들이 죽통작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금융결제원 인터넷 주택 청약 사이트인 ‘아파트투유’ 시스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해도 이를 가릴 수 없고, 계약 단계에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때문에 범행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비리 사건에 법원 공무원도 연루됐다고 밝혔다. 해당 시행사는 사업부지 중 일부 도로부지의 지분권 매입이 잘되지 않자 지인인 조직폭력배 B씨에게 해결을 부탁했다. B씨는 친분이 있던 울산지법 공무원 C씨에게 청탁했고, C씨는 다시 동료인 부동산 등기 담당자 D씨에게 이를 부탁했다. D씨는 시행사 일당에게 2000만원을 받고 시행사가 지분권 전부를 매수한 것처럼 허위 등기를 해줬다. C씨 역시 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받았다. 
대형 아파트 단지. [중앙포토]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대형 아파트 단지. [중앙포토]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검찰 관계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신축과 분양사업 관련 건설업 시행사, 분양 대행사, 조직 폭력배, 떴다방 업자는 물론 법원 공무원까지 연루된 지역 토착 비리 사건”이라며 “죽통작업에 따른 불법 분양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박탈하고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길 뿐 아니라 대가로 지급되는 리베이트는 입주자 등 실수요자 부담으로 전가돼 주택공급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고 말했다. 
 
A씨는 위의 배임수재, 주택법 위반, 뇌물 공여 혐의 외에 허위 용역계약으로 시행사 자금 140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시행사 대표 B씨 역시 회삿돈 2억원을 횡령하고 2014~2017년 또 다른 회사를 운영하며 3억4000만원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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