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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 죽거나, 아파 죽거나” 베네수엘라 가상화폐가 해법될까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경제 봉쇄에 맞서기 위한 대안으로 암호화폐(일명 가상화폐) ‘페트로’를 도입한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국영TV에서 방영하는 자신의 프로그램 ‘마두로와 함께 일요일’을 통해 암호화폐 도입을 발표했다. 
그는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국제 금융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며 “21세기가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석유·금 등 천연자원을 토대로 하는 암호화폐에는 ‘페트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3일 방송에 출연해 가상화폐 '페트로' 도입을 발표하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3일 방송에 출연해 가상화폐 '페트로' 도입을 발표하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마두로 대통령은 운용 방식 등 암호화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으면서도 “페트로가 베네수엘라의 통화 자주권을 향상하고, 금융 봉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8월 미국은 자국 금융회사나 개인이 베네수엘라와 신규 금융거래를 할 수 없도록 조처를 내렸다. 독재 정권인 마두로 체제를 제재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는 미국 내 투자자에게 새로 융자를 받거나 기존 채무를 갱신할 수 없게 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가 미국의 제재 때문이라고 비판해왔다. 꽉 막힌 실물 화폐 유통으로 인한 자금난을 암호화폐로 뚫어보겠다는 것이 마두로 대통령의 구상인 셈이다.
블룸버그도 ‘페트로’ 도입 배경에 대해 “최근 볼리바르화가 급락하고 있는 데 반해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의 이런 낙관은 의구심을 사고 있다. 이미 국가부도 상황인 베네수엘라가 발행하는 암호화폐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겠냐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통화인 볼리바르는 경제 제재 이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에만 볼리바르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57% 하락했다고 전했다. 
 
한편 3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현실을 심층 보도했다. 
신문은 경제난으로 인한 고통이 사회 전 계층으로 퍼졌다며 두 사람의 사례를 전했다. 
 
수도 카라카스에 사는 사무엘 다나는 귓병에 걸린 2살짜리 아들의 항생제를 살 돈을 모으기 위해 식품 구입을 중단하고 쓰레기통에서 주운 음식을 먹으며 지냈다. 그러나 끝내 아들을 잃었다. 암시장에서만 구할 수 있는 항생제 가격은 이미 다나의 한 달 월급을 넘어서, 아무리 아껴도 따라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쓰레기통에서 꺼낸 것을 먹고 있는 모습을 이웃에 들켜서 너무 부끄러웠지만, 이웃은 어떤 쓰레기통에 먹을 것이 있는지 물었다”며 처참한 생활을 전했다. 
 
하원의원인 후안 메히아도 “딸이 홍역 백신 같은 기본적인 접종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120달러가 넘는 접종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아이에게 밥 먹일 돈이 전혀 남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016년 7월 이후 의원들의 세비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전 국민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막다른 골목에 처한 셈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베네수엘라 국민 다수는 10달러에도 못 미치는 월수입으로 근근이 연명하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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