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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공간 된 靑 관저? 文대통령, 평일도 관저 회의실 이용


청와대 관저, ‘불통 공간’에서 ‘소통 공간’ 변신?…文, 평일도 관저 회의실 이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1일 밤 청와대 관저 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박수현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1일 밤 청와대 관저 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박수현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지난 10월 23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지난주의 비공개 일정을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해 대통령의 일과가 국민께 투명하게 보고되도록 하겠다”고 공약한 데 따른 조치다.
 
청와대는 4일 예정대로 11월 27일~12월 3일의 일정을 사후 공개했다. 10월 23일에 한꺼번에 3주치를 공개한 걸 포함해 10월 1일~12월 3일 두 달간 공개된 문 대통령의 일정에서 두드러진 점은 청와대 관저 회의실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신형 발사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밤 10시 4분부터 60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심야에 통화를 한 만큼 평소 주로 쓰는 여민관(비서동) 집무실 대신 관저 회의실을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낮 시간에도 관저 회의실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문 대통령은 오전 9시에 관저에서 비서실·정책실·국가안보실의 일일현안보고를 받았다. 참석자는 비공개지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은 오전 9시 27분에는 본관으로 이동해 충무실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7박8일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친 다음날인 지난달 16일에는 오전 10시 58분에 관저에서 비서실 업무현안보고를 받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이날 연차 휴가를 쓸 계획이었지만 전날 귀국행 비행기에서 포항 지진 소식을 듣고 긴급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흐르자 휴가를 지난달 27일로 미뤘다.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던 지난달 1일에도 국회로 출발하기 앞서 오전 9시에 관저에서 비서실·정책실·안보실의 일일현안보고를 받았다. 또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체회의가 강원도 강릉시에서 열렸던 지난 10월 31일에도 청와대로 돌아온 뒤 오후 5시 43분에 관저에서 안보실 업무현안보고를 받았다.
 
청와대가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11월 16일 일정. 문 대통령은 전날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포항 지진 관련 긴급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가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11월 16일 일정. 문 대통령은 전날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포항 지진 관련 긴급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문 대통령은 휴일에도 관저에서 종종 집무를 보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이던 지난 10월 2일과 8일, 9일에 관저 회의실을 썼고, 특히 8~9일 이틀 동안 현안 관련 내각 보고를 받았다. 장관도 관저에서 보고했다는 의미다. 일요일인 지난달 19일에도 비서실·정책실 보고를 받았다.
 
관저에서 보고를 받는 건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이례적인 건 아니라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로 가기 전에 관저 회의실에서 아침 회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고령으로 인해 관저에서 업무를 볼 때가 적잖게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관저에 머무른 걸 두고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이 불거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관저에서 정상적으로 집무를 봤다”고 했지만 당시 야당은 “대통령으로서 직무유기를 했다”고 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은 지난 3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 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에도 집무실에 정상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머문 것은 그 자체만으로 대통령의 불성실함을 드러낸 징표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감이 매달린 청와대 관저 처마 아래서 신문을 일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1월 4일 청와대 인스타그램에 이 사진을 공개했고, 사진을 찍은 사람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청와대 인스타그램]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감이 매달린 청와대 관저 처마 아래서 신문을 일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1월 4일 청와대 인스타그램에 이 사진을 공개했고, 사진을 찍은 사람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청와대 인스타그램]

 
그렇게 ‘불통의 이미지’가 씌워진 관저가 최근에는 소통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한다. 청와대는 지난달 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관저 처마 아래서 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임종석 비서실장이 찍었는데, 적어도 비서실장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관저에 드나든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대통령이 관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청와대 고위직 인사는 “관저에서 대면 보고를 받는 것 자체는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면서도 “집무실에 비해 관저는 사적 공간이기 때문에 사전에 부속실과 일정을 조율해 대통령이 부르는 사람만 갈 수 있는 등 접근성에 제한이 가해진다.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분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문 대통령은 참모진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취임 초에 본관 집무실 대신 비서동(여민관) 집무실을 사용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관저 회의실을 자주 사용하면 그런 취지가 퇴색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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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