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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도토리는 도토리 저금통에…동물들이 굶지 않게 해주세요

도심 빌딩에 부딪혀 다친 새, 아파트 주차장의 좁은 틈에 떨어진 너구리, 애완용으로 기르다 버려진 보아뱀…. 서울시 야생동물센터에서 만난 동물들은 저마다 사람에 의해 구조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갖고 있었어요. 이렇게 야생동물들이 위험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이현서 학생 기자가 신남식 서울시 야생동물센터장을 직접 만나 궁금한 점을 물어봤습니다.
 
이현서(왼쪽) 소중 학생기자가 신남식 서울시 야생동물센터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현서(왼쪽) 소중 학생기자가 신남식 서울시 야생동물센터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도시에서 야생동물이 발견되는 이유는 뭔가요.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큰 강이 흐르는 서울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야생동물이 많아요. 절대적인 숫자로만 본다면 강원도 같은 산간지역에 사는 야생동물이 훨씬 많겠지만, 산속에 사는 동물은 우리 눈에 띄지 않을뿐더러 구조할 필요도 없죠. 반면 서울은 많은 인구가 살고 있기 때문에 야생동물이 사람에게 발견될 가능성도 높은 거예요. 물론,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야생동물이 삶의 터전을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산야를 개발하고 길을 내면서 동물이 살 곳을 잃고 먹이가 부족해지니까 도시로 내려오는 거죠. 야생동물이 도시에 나타난다는 것은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징조에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야생동물의 문제만이 아닌, 자연을 보호하고 지구를 지키는 노력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특히 겨울철에 야생동물이 도시로 많이 오는 것 같아요.  
“겨울에 출몰하는 야생동물에 대한 기사를 많이 접해서 그런 느낌이 들겠지만, 통계를 보면 야생동물 신고 및 구조 건수가 가장 많은 시기는 7~10월이에요. 사람도 동물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거든요. 다만, 멧돼지는 12~1월에 짝짓기하기 위해 이동을 많이 하죠. 수컷의 경우 다른 수컷과 싸우기도 하는데 싸움에서 진 수컷은 서식지를 빼앗기게 되고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게 돼요. 눈이라도 오면 먹이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죠. 그러다가 도시까지 오게 되는 경우가 생겨요. 짝짓기 철의 멧돼지는 특히 예민하기 때문에 사람을 공격할 위험도 크죠. 가축과 접촉해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고요. 그래서 멧돼지가 나타나면 뉴스에 보도되는 거죠.”  
 
-해외에도 우리나라처럼 야생동물센터가 있나요.  
“우리나라에서 야생동물을 관리하는 중앙부처는 환경부에요. 외국에도 그런 정부기관이 있어서 대개 총괄적으로 관리해요. 멸종위기인 동물, 개체수가 지나치게 늘어나서 조절해야 하는 동물 등을 파악하고 야생동물을 보존하는 일을 하죠. 선진국이라면 지역별로 재활센터와 구조센터가 세워져 있고요. 우리와 다른 점이라면 정부 주도보다는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도움을 주는 형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이에요. 우리나라는 정부가 나서서 센터를 설립하고 지원한다는 게 특징인데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보다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상당히 높아졌죠. 서울시는 전국에서 12번째로 야생동물센터를 설립했어요. 앞으로 인천과 대구, 광주에도 센터가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우리가 야생동물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최근에는 사람들이 야생동물을 돕기 위해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도 해요. ‘도토리 저금통’도 그 예죠. 겨울철 동물들에게 중요한 먹이가 되는 도토리를 사람들이 다 주워가는 바람에 동물들이 굶주리거나 배고픔에 헤매다 도시로 내려오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도토리 저금통’을 설치하고 시민들이 여기에 도토리를 모아주면 동물들이 꺼내먹는 거죠. 또 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동물들이 차도를 통과하지 않고 지나다닐 수 있도록 생태 통로를 만들고 있어요. 야생동물이 차도로 뛰어들지 않게끔 철망을 치기도 하고요. 동물이 도로에서 사고를 당하는 ‘로드킬’ 숫자가 엄청나요. 길을 새로 낼 때 생태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는지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보완책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해요. 등산로가 지나치게 많이 생기는 것도 야생동물에게는 좋지 않습니다.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게 되면 동물들은 왕래하기가 힘들어지거든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애초에 자연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려는 마음가짐입니다.”  
 
-요즘 ‘동물 카페’라는 것이 인기를 얻고 있어요. 너구리를 만져볼 수 있게 만든 ‘라쿤 카페’가 대표적인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무조건 ‘나쁘다’고 하기보다는 동물에게 알맞은 환경을 제공하는지 엄격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위생적으로 관리하는지, 동물의 영양 상태는 좋은지, 안전 문제는 잘 통제되는지, 사람과의 접촉으로 인한 동물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지 등의 조건들이 지켜진다면 괜찮다고 봐요.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와 정서순화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동물 카페들은 그런 조건이 잘 지켜지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신남식 센터장은…
현재 서울시 야생동물센터 센터장이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삼성에버랜드 동물원에서 1981년부터 2002년까지 근무했으며 마지막 4년 동안은 동물원장을 지냈다. 이후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을 지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수의학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은 책으로는 『우리 집에 멍이가 들어왔어요』(공저,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이 있다.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동행취재=이현서(경기도 용인심곡초 6) 학생기자, 사진=임익순(오픈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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