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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아파트 경비원 '고무줄 해고' 관행 제동

 아파트 경비 용역업체의 위탁관리가 끝나면 고용기간이 남은 경비원도 해고할 수 있도록 한 근로계약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아파트 경비원 박모씨가 옛 소속 용역업체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박씨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박씨는 2015년 말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으로 취업했다. 그러나 3개월간 수습기간이 끝난 뒤 업체측은 박씨를 해고했다. 아파트와 용역업체의 위탁관리 계약기간이 끝났다는 이유였다.
12일 아침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아파트 입구 길가에 버려진 담배 꽁초와 휴지 등을 부지런히 청소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 S4 스마트폰 촬영. [프리랜서 김성태]

12일 아침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아파트 입구 길가에 버려진 담배 꽁초와 휴지 등을 부지런히 청소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 S4 스마트폰 촬영. [프리랜서 김성태]

 
박씨는 소송을 냈지만 1‧2심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박씨가 서명한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 기간과 상관없이 용역업체와 아파트 사이의 계약이 끝나면 근로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근거로 양쪽의 근로계약 관계가 자동으로 끝났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2심 법원은 “이 조항이 용역업체 위탁 업무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옹호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용역업체와 아파트의 계약이 끝났더라도 박씨와 업체 사이의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대법원은 근로계약서의 단서 조항에 대해서도 이를 ‘당연퇴직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의 판단이 확정되면 향후 경비원과 용역업체의 근로계약 관행에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경비원들이 대개 위탁관리 계약과 연동해 근로기간을 약정하고 있고, 퇴직금 없는 3~6개월 초단기 계약 등 열악한 고용 조건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정년이 도래하는 등의 이유가 아니면 계약으로 정한 근로기간을 용역업체가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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