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론] 소상공인도 최저임금 1만원 주고 싶다!

전순옥 더불어민주당·소상공인특별위원장

전순옥 더불어민주당·소상공인특별위원장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노동자들의 고통이 이제는 덜어질 수 있을지, 정당한 대가가 이제는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가. 문득 1970년대 미싱 보조원들의 최저임금 100% 인상을 위해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고 외치며 자신의 목숨을 내놓았던 오빠 전태일을 다시 떠올린다.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반기며 오늘 당장 1만원이 되었으면 하는 조바심마저 들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정책만 봐도 역대 정부를 통틀어 문재인 정부가 ‘경제 불평등 해소’를 위해 가장 힘찬 걸음을 내딛는 것을 노동자들은 잘 알 것이다. 필자도 찬사를 보낸다.
 
반면 소상공인(Micro Enterprise)들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암담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나마 근근이 꾸려왔던 사업을 접어야 하나 절박한 심정이다.
 
680만 소상공인은 대한민국 일자리의 37%를 창출하고, 기업 수의 87%,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 중심 경제 주체다. 이들에 대한 일자리 대책도 정말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자신을 고용한 노동자’이며 상당수의 ‘사회적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도 당연히 시간당 1만원의 최저임금을 주고 싶고, 또 줄 수 있어야 한다. 인력난을 탈피해 양질의 노동력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소상공인들이 반기는 점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그늘에 소상공인들의 시름은 늘어간다.
 
왜 그런가.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대책으로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의 경우 신청일 이전 1개월 이상 고용이 유지된 월 보수 190만원 미만 노동자에게 1인당 월 13만원의 고용지원금을 주겠다고 했다. 10~29인을 고용하는 소기업이면 어느 정도 기초 체력이 있어 이 정책을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시론 12/4

시론 12/4

하지만 10인 미만의 소공인(제조업), 5인 미만의 소상인(서비스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들 사업장 중 상당수는 비정규직이다. 또 신용불량자, 불법 체류 외국인, 차상위 수급 계층 등 사회적 약자도 많아 월급을 본인 통장으로 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정부가 월 13만원을 지원해줘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조차도 현재로선 내년에만 시행한다. 이후에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그래서 필자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대비해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빨리 수립하고 시행하자고 건의하고 싶다. 유럽연합(EU)의 보편적 정책가치인 ‘Think small first principle’, 즉 정부 정책에 있어 작은 것을 먼저 생각하는 원칙을 우리도 가져야 한다.
 
정책 관점에서 소상공인은 지원과 보호의 대상에서 육성의 대상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소상공인을 중소기업으로 성장시켜 우리 경제의 든든한 ‘주춧돌’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기존에 정부가 가진 자원을 잘만 활용해도 소상공인에게 활로를 터줄 수 있는 길은 많다. 예를 들어 공공 입찰을 들여다보자. 연간 100조원에 달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활개 치는 이 시장이 소상공인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입찰 기회도 제한돼 있고 방법도 잘 모른다. 소상공인들에게 공공 입찰의 문턱을 낮추어 주고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필자는 이런 정책을 제안해본다. 첫째, 소상공인의 공공 입찰 쿼터제를 도입하자. 정부 발주와 공공 입찰 시장의 90% 이상을 대·중소기업들이 독식하고 일부분만이 소상공인에게 돌아간다. 최소한 전체의 20% 정도는 소상공인들에게 할당해서 자립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별 우선 구매 입찰을 장려해 지역 소상공인들이 먹고살게 해줘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 소상공인 적합 업종을 확대 지정하자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이 수십 년 동안 스스로 먹거리를 마련해서 어느 정도 살 만하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빼앗아가는 구조를 반복해왔다. 골목상권과 소공인의 생존권은 반드시 정부가 지켜줘야 한다.
 
셋째, 고용지원금 지원 방식도 직접 지급 대신 고용주가 내야 하는 4대 사회보험료를 대신 부담해주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새해 예산안 통과를 위한 여야 간 막판 협상이 치열하다. 최대 쟁점 중 하나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이다. 680만 소상공인이 내몰려진 차디찬 현실에 우리 정치권이 조금이라도 온기를 불어넣어 줘야 한다. ‘일자리 안정자금’만큼은 원안대로 ‘통과’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물론 자유시장 경제주의자들이 반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시장 원리에 맡겨야 할 고용시장에 정부가 개입해 임금 인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에 다른 경제적 약자들의 권익도 함께 살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전순옥 더불어민주당·소상공인특별위원장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