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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외환위기 빨리 잊으려고 대강 덮어 … 펀더멘털 좋다 했지만 착시, 지금도 착시”

이헌재, 외환위기 20년을 말하다
이헌재

이헌재

20년 전인 1997년 12월 3일 한국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에 합의하면서 경제 주권을 넘겼다. 그로부터 3년8개월 만인 2001년 8월 23일 김대중 정부는 IMF에서 직접 빌린 195억 달러를 모두 갚았다.
 
위기를 정말 극복한 것일까. 위기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외환위기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으로 구조조정을 주도한 이헌재(73·얼굴)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본지와 단독인터뷰를 하고 “당시 외환위기를 빨리 끝내려 대강 덮었던 측면이 있다. 이제는 일상화하는 위기를 시스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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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부총리는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등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포항 지진과 같은 지역적 재난이 수능시험 문제로 전국적 사안이 됐다”며 “이례적·국지적 위기가 공동체 전체의 위기로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착시현상도 경계했다. 이 전 부총리는 “97년 외환위기도 경제 펀더멘털(기초지표)이 좋다는 착시현상에서 나왔다. 지금도 그런 측면이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에 이른다는 전망이 주류지만 경제 주체에 골고루 성장의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고용의 양과 질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선 구체적 성과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총리는 “성과가 있어야 국민이 만족하는데 지금은 거시 담론(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만 있다”며 “구체적 실행 방안이 없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고 경제 주체들이 따라가지 않으면 투입된 자원만 낭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증원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전 부총리는 “한번 공무원을 늘리면 되돌리기 어렵다. 인공지능(AI)이 본격화되면 공무원은 잉여 노동력이 될 수 있다. 그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배·하남현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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